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각국의 영토 보전과 주권이 존중돼야 한다면서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진에 대한 러시아의 안보 우려도 적절하게 해소돼야 한다는 입장을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외교부장은 이날 유럽연합(EU) 외교 대표, 영국 외교장관, 프랑스 대통령 보좌관 등과 가진 별도의 통화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왕 부장의 언급은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비친 입장의 연장선이다. 시 주석은 각국의 주권 및 영토보전을 존중한다면서도 러시아의 안보 우려 입장도 중시한다는 중립적 태도를 취했다. 러시아 입장을 사실상 두둔하면서도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국제사회 여론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왕 부장은 “우크라이나의 현 상황은 중국이 바라던 게 아니었다”며 “모든 관련 당사자들이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우크라이나 상황이 더 악화하거나 통제 불능으로 치닫지 않도록 자제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민간인의 생명과 재산 안전이 효과적으로 보장되고, 대규모 인도주의적 위기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한 국가의 안보가 다른 국가의 안보를 해치는 대가로 보장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더욱이 지역 안보는 군사 집단을 강화하고 확장하는 것으로 보장되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그는 중국은 역사적으로 무력이나 제재를 사용을 승인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조치에 찬성하지 않았다면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왕 부장은 또 “중국은 우크라이나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모든 외교적 노력을 지지한다”며 “우크라이나는 강대국 간 갈등의 전선이 아니라 동서를 잇는 가교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가능한 한 빨리 직접 대화를 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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