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6일 재정부담을 고려해 기본소득 추진 시점을 미루겠다고 선언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 의정부역 앞에서 가진 유세에서 "국가 사정이 너무 어렵다. 기본소득은 중복되는 면이 있기 때문에 재정 상 부담이 있어 조금 미루겠다. 코로나19를 극복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전국민에게 연 25만원으로 시작해 임기 내에 연 100만원을 지급하는 전국민 기본소득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민주당 선대위에 따르면 기본소득을 연 25만원 지급하면 약 13조원의 재정이 들고, 연간 100만원의 경우 약 52조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이날 “대통령이 된다면 최대 100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발언한 것을 겨냥해 “300만원을 지원하는 것도 못하게 하다가 결국 나중에 합의해놓고는 ‘매표했다’고 욕했다. 그러더니 이번엔 1000만원을 지원한다고 한다. 롤러코스터”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정치에서 나중에 하겠다는 것은 안 하겠다는 것과 똑같다”며 “국민이 고통스러워야 나한테 표가 온다는, 이런 정치는 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유세 도중 한 시민이 ‘천재명’(천재 이재명)이라고 환호하자 이 후보는 “천재명이 아니라 ‘경제명’이다. 내가 지은 게 아니고 (다른 사람들이) 지어준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성남시장·경기도지사 시절을 농사에 비유하며 “옛날엔 제가 호미 가지고 텃밭 농사 잘 지으니 (시민들이) ‘잘한다’ 그랬다. 이후에 경운기를 맡기니 경운기로도 (제가) 농사 잘 지었잖아”라고 말한 뒤 “이제는 트랙터로 평야 농사 맡겨 달라. 제가 화끈하게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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