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 억지력” 발언의 진의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 서방의 제재에 대응 수위를 높인 것일 뿐 핵 사용 의지를 밝힌 게 아니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지만 일각에서 푸틴 대통령의 판단력이 심각하게 흐려져 있다는 분석과 함께 그의 발언을 실제 ‘핵 위협’으로 읽어야 한다는 경고도 나온다.
2월 28일(현지 시간) BBC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핵전쟁을 걱정해야 하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부 장관도 “러시아의 실제 핵 태세에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방국가들은 대체로 푸틴 대통령의 발언이 국내 정치용으로 나왔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 군을 상대로 우크라이나 점령이 그의 예상보다 지체된다는 점을 질책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저항과 서방의 초강력 제재로 수세에 몰린 푸틴 대통령이 심각한 ‘오판’을 저지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외신들은 그가 침공 과정에서 보인 ‘이상행동’을 지적하며 미국 전직 관리들이 푸틴 대통령의 정신 상태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국제 문제 전문가 토머스 프리드먼은 “푸틴은 당 지도부나 관료와의 접촉 빈도가 극히 낮다”며 그가 혼자 ‘핵 버튼’ 앞에 서 있는 데 대한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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