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엿새째인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와 제2도시 하리코프, 헤르손 등을 중심으로 러시아군의 동시다발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러시아군은 민간인 주거지에도 무차별 공격을 가하면서 민간인 피해도 속출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 올렉시 아레스토비치는 이날 “하리코프와 키예프 서북쪽, 헤르손 등이 가장 전투가 격렬한 곳”이라고 밝혔다. 동부 하리코프에서는 주정부 청사와 중앙광장, 민간시설 등이 다연장포와 순항미사일 등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완강한 저항에 막히자 더 격렬한 공격을 퍼붓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이날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대표적인 유대인 학살 사건인 ‘바비 야르’ 계곡 총살 사건 희생자들의 추모 시설 인근을 공격하는 야만성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사람들이 붐비는 하리코프 도심의 중앙광장에도 포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AFP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러시아군의 하리코프 주거지역 포격으로 8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또 하리코프 주정부 청사 포격으로 10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부상 당하는 등 민간인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고 관리들은 덧붙였다.
러시아는 수도 키예프에 대한 공격도 퍼부었다. 현재 러시아의 장갑차·탱크·화포 등은 키예프 도심에서 25㎞ 떨어진 곳까지 접근했으며, 북쪽에서 키예프 방향으로 진군하는 군사 장비의 대열이 무려 65㎞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 도시 헤르손 시내에서는 시가전이 벌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이날 러시아군이 헤르손으로 진입했으나 우크라이나군이 여전히 시청을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조프해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는 도네츠크 지역 친러시아 반군이 러시아군과 합류했다고 러시아 신문 노바야 가제타가 전했다. 다만 마리우폴이 완전히 점령됐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부 도시 체르니히우에서도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매체들은 압도적 전력을 앞세운 러시아군의 진군이 우크라이나의 격렬한 저항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러시아군에서 사기 저하 양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일부 병사들은 전투도 하지 않은 채 항복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다만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정부의 항복을 받아내려 민간시설까지 가리지 않고 무차별 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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