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1년 만에 기준선인 100% 아래로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기축 아파트 매매 시장에서 가격이 조정되는 양상을 보이자 경매 시장 열기 또한 가라앉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낮은 경기·인천 등에서는 경매 관련 지표가 모두 상승했다.
지지옥션이 8일 발표한 ‘2월 경매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97.3%을 기록해 2021년 2월(99.9%) 이후 1년 만에 기준선인 100% 아래로 떨어졌다. 낙찰가율이 100%를 밑돈다는 것은 감정가보다 낮은 가격에 물건이 낙찰된다는 의미를 갖는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해 10월만 해도 119.9%를 기록했지만 이후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의 비율을 나타내는 낙찰률은 50.0%를 기록해 1월(48.6%) 보다 1.4% 상승했으나, 지난해 2월(80.0%)과 비교해서는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경기·인천 등 다른 주요 지역에서는 낙찰률과 낙찰가율 등 주요 지표가 동반 상승했다. 경기도 아파트 낙찰률은 56.3%를 기록해 전월(54.5%) 대비 1.8%포인트 올랐고, 낙찰가율은 103.3%에서 103.8%로 상승했다. 인천에서는 낙찰률이 56.4%에서 78.3%로, 낙찰가율이 113.2%에서 109.2%로 올랐다. 경기와 인천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6억 원 이하의 중·저가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경매 시장으로 진입해 경매 지표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서울에서 전체적으로 투자 수요가 줄어들며 경매 입찰가가 낮아져 낙찰가율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각종 규제와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이어 “경매 시장에 진입하고 싶으나 대출 규제로 인해 그렇게 하고 있지 못한 투자자가 많다”며 “지금의 정책 기조가 이어진다면 경매 시장의 하락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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