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체육회장 선거 후보 등록 서류에 ‘최고경영자 과정’ 대신 ‘대학원’을 수료했다고 거짓으로 작성해 시비가 붙은 사건에서 대법원이 ‘해당 선거는 무효’라는 최종 판단을 내렸다.
9일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정선군체육회장 선거에서 낙선한 A씨 등이 정선군체육회를 상대로 제기한 선거무효확인 소송에서 선거 무효가 아니라고 판단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학력은 경력에 속하는 주요 사항 중 하나로써 적절한 투표권을 행사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며 “이 때문에 후보자의 학력에 관해서 선거권자에게 구체적이고 정확한 정보가 제공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후보자가 후보자등록신청서 등에 최종 학력을 거짓으로 기재하는 것이 허용된다면 선거권자가 후보자의 자질과 적격성을 과대 평가함으로써 투표에 관한 공정한 판단을 하지 못하게 되는 위험이 초래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당선자 B씨는 후보자등록신청서 학력 란에 ‘C대학교 경영대학원 수료’라고 적었지만 실제로는 정규학력으로 인정되지 않는 ‘C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을 수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관리위원회는 내부적으로 B씨의 후보자등록신청서와 이력서에 문제가 없다고 자체 판단했지만 낙선한 A씨 등은 B씨의 학력이 거짓으로 작성됐으므로 선관위가 후보자 등록을 거부하거나 말소했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대법원과 같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지만 2심은 “선거인 55명 중 49명이 B의 학력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취지의 사실 확인서를 제출했다”며 1심 판결을 취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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