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러캐머라(사진)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지난 2018년 남북군사합의 체결 이후 비무장지대에서 남북의 긴장은 줄어들었지만 북한은 핵 및 미사일 개발 행위를 중단하지 않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진단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이날 미 하원 국방위 청문회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진전된 탄두를 비롯해 미사일 시스템이 발전하고 있음을 드러냈고 미사일의 기동성을 과시했다”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면 답변을 제출했다. 그러면서 “이 가운데 일부 (미사일) 시스템은 핵 능력을 염두에 둔 것으로 추정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반도 위기 시 주한 외국인들을 철수시키는 방안을 한미연합훈련 기간 시뮬레이션하는 것에 대해 한국 등 동맹 및 파트너들과 조율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이는 주한미군이 유사시에 대비해 정기적으로 실시해온 주한 미국인 대피 훈련을 한국에 거주하는 동맹국 및 우방국 국적 외국인들까지 아우르는 다국적 훈련으로 확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그는 반기마다 개최하는 연합지휘소훈련(CCPT) 기간 중 시뮬레이션을 통한 외국인 철수 방안에 대해 한국 민간 당사자, 동맹 및 파트너들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에는 30여 개국에서 온 200만여 명의 외국인이 거주하기 때문에 위기 시 비전투 인력의 철수에는 거대하고 다국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우리 군 관계자는 이와 관련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현지 거주 외국인들의 피란 문제가 국제적 이슈가 되자 미국이 한국을 비롯한 주요 동맹국에서 유사시 안전하게 자국민과 동맹국 국민 등을 철수시킬 방안을 시뮬레이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한국에서 훈련 및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운용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주한 미군 사격장에 대해 “한국이 세계 10위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며 작은 마을이 도시로 성장했고 인구도 늘어났다”면서 “그 결과 몇몇 지역에서는 지역의 확장이 훈련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경북 성주군에 배치된 사드 기지와 관련해 “제한된 접근으로 몇몇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규제 없는 접근이 완벽히 보장되지 않는 한 물류 조달에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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