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이 총 450억 원 상당의 국비가 투입되는 수도권 감염병전문병원 유치에 성공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12월 수도권 감염병전문병원 구축사업 공모에 참여한 의료기관 4곳을 심사한 결과, 분당서울대병원이 최종 선정됐다고 10일 밝혔다. 분당서울대병원이 코로나19 등 그간의 감염병 진료실적과 감염병전문병원 운영계획, 건축부지 적합성 등 대부분의 평가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최상위 종합점수를 획득했다는 게 질병청이 밝힌 선정 이유다.
감염병전문병원은 권역 내에 대규모 신종 감염병 환자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환자를 집중 격리·치료함으로써 감염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평상시에는 전문인력 교육·훈련 등 감염병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데 힘쓰다가 위기 상황에서 권역 내 시·도간 환자 의뢰·회송 체계 관리 등 감염병 의료대응을 지휘하는 본부 역할을 맡는다. 최종 선정 기관에는 국비 449억 5300만 원이 지원된다. 단, 감염병동 건설 부지는 의료기관이 제공하는 조건이다.
앞서 질병청은 지난해 12월 3일부터 올해 1월 13일까지 수도권 소재 상급 또는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이면서 코로나19 중증 환자 전담 치료 병상과 준·중환자 병상으로 지정된 병원을 대상으로 공모를 받았다. 당초 경기 지역 대표인 분당서울대병원을 비롯해 서울·강원·인천 지역에서 각각 중앙보훈병원·강원대병원·가톨릭대인천성모병원 등 총 4개 병원이 참여했다. 전문가 10인으로 구성된 선정 평가위원회의 대면 평가를 통해 분당서울대병원과 인천성모병원의 2파전으로 좁혀졌고, 이후 현장평가를 거쳐 분당서울대병원이 최종 낙점된 것이다.
이번 선정에 따라 분당서울대병원은 정부 지원금 449억 원에 더해 자체적으로 3000억 원이 넘는 비용 투자를 단행해 306 병상을 추가 조성하기로 했다. 추가 병상은 중환자실 11병상 외에 음압병실 15병상, 일반격리병실 91병상, 일반병실 189병상으로 구성된다. 최종 설립 규모는 연면적 8만 8097㎡에 지하 6층~지상 9층의 독립 건물 내에 342병상을 갖추며 국내 최대 감염병전문병원이 될 전망이다.
백남종 분당서울대병원장은 “지난 2년 간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국가재난형 신종감염병 위기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확보와 감염병 관리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했다”며 “메르스, 신종플루 등 그동안 수도권 감염병 대응을 이끌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경기·서울·인천·강원 지역의 감염병 대응 컨트롤 타워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전국의 권역별 감염병전문병원은 수도권 분당서울대병원을 비롯해 호남권 조선대병원, 충청권 순천향대천안병원, 경남권 양산부산대병원, 경북권 칠곡경북대병원 등 5개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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