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새로 공개한 자체 시스템온칩(SoC) M1 울트라를 탑재한 데스크톱 ‘맥 스튜디오’를 출시하면서 인텔 칩을 탑재한 27형 아이맥을 단종했다. 지난 2020년 인텔 칩과 결별을 선언한 뒤 일 년 반 만으로, 애플이 빠르게 인텔의 흔적을 지워나가는 모양새다.
10일(현지 시간) 미 정보기술(IT) 매체 더버지,맥루머스 등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8일 온라인 스토어에서 인텔 칩이 탑재된 27형 아이맥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애플이 신제품 발표회 ‘정점을 엿보다(Peek Performance)’에서 새로운 데스크톱 ‘맥 스튜디오’를 공개한 지 몇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서였다. 지난해 애플의 M1칩을 탑재한 24형 아이맥이 출시된 뒤 기존의 27형 아이맥은 단종될 것이라는 분석이 끊임없이 제기됐었다. 애플의 M1 시리즈 칩이 탑재된 27형 아이맥이 나온 뒤 인텔 칩 제품 판매를 중단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지만 빠르게 판매 중단 절차를 밟은 것이다.
시장에서는 27형 아이맥 중단 이유를 애플이 출시한 데스크톱 맥 스튜디오와 외장 모니터인 스튜디오 디스플레이에서 찾고 있다. M1 맥스와 M1 맥스 성능의 두 배를 자랑하는 M1 울트라가 탑재된 맥 스튜디오와 더불어 27인치 모니터인 스튜디오 디스플레이가 기존의 27형 아이맥의 포지션을 대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스튜디오 디스플레이의 경우 2020년 출시된 아이맥과 동일한 12메가 픽셀의 카메라를 비롯해 5K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또 아이폰 SE 2세대에 들어가는 A13바이오닉 칩을 탑재해 센터 스테이지(인물을 화면의 중심에 두는 기능) 등 고화질의 영상통화와 공간 음향이 탑재된 스피커 기능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어 애플은 올 여름 스튜디오 디스플레이의 전문가 버전인 스튜디오 디스플레이 프로를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스플레이 전문 애널리스트 로스 양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애플의 공급망에 따르면 오는 6월 27인치 스튜디오 디스플레이 프로 버전이 출시될 것”이라며 “M1 시리즈를 탑재한 맥 프로와 함꼐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밍치궈 애플 애널리스트 역시 2023년까지 아이맥 프로가 출시되지 않을 것이라며 로스 양의 분석을 뒷받침하기도 했다.
27형 아이맥의 단종으로 인텔 칩을 탑재한 애플 제품군은 2019년 출시된 맥 프로와 2018년 출시된 맥 미니가 전부다. 2006년 애플이 맥 제품에 들어가는 칩 생산을 인텔로 전환한 지 16년 만이다. 애플이 이번 출시 행사에서 조만간 애플의 SoC를 탑재한 맥 프로가 출시될 것이라고 예고한 만큼 이들 역시 올 여름이 지나면 더 이상 애플 스토어에서 볼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결별 선언한 지 2년 만에 100% 애플 자체 칩으로 전환하는 것은 상대인 인텔도 놀랄 만한 속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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