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에서 사전투표 부실 관리 논란을 일으킨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김세환 사무총장이 16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날 김 사무총장은 중앙선관위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사전투표 부실 관리 사태와 관련해 사무총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사죄드린다”며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을 지고 사무총장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직원 여러분들께서는 최선을 다해 헌신적으로 선거 관리에 임해주셨지만 모두 저의 잘못으로 이번 사태가 초래됐다”며 “실행이 어려운 복잡한 지침과 늦장 지시, 일선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한 업무 추진, 소통과 공감이 부족한 권위적인 태도 등으로 현장의 혼란과 어려움을 가중하고 정신적인 고통까지 줬다”고 했다. 이어 “이번 난관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지방 선거를 성공적으로 관리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는 기관으로 재도약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4~5일 치러진 대선 사전투표가 허술하게 관리되면서 노정희 위원장, 김 사무총장 등 선관위 인사들은 국민과 정치권의 강한 질책을 받았다. 코로나19 확진자·격리자가 기표한 투표용지가 비닐 팩, 종이 상자, 플라스틱 소쿠리 등에 담겨 투표함으로 옮겨졌고 확진자·격리자가 기표된 투표용지를 배부받는 일도 발생했다.
김 사무총장은 6일 중앙선관위를 항의 방문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확진자들이 직접 투표함에 넣겠다고 난동을 부리다 인쇄된 투표용지를 두고 간 것 같다” 등의 발언으로 야당의 비판을 받았다.
한편 노 위원장은 8일 사전투표 부실 관리 논란에 대해 대국민 담화를 통해 사과했지만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이날까지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이날 전국 시·도 선관위와 중앙선관위 소속 상임위원 15명은 노 위원장에게 거취 표명과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는 건의문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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