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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尹 당선 뒤 첫 무력도발…20㎞ 오르다 '공중 폭발'

◆ICBM 추정 발사체 발사

한미 동맹 겁박에 업적 과시 목적

초기 실패로 '미숙한 기술' 노출

'尹 정부' 압박 추가 발사 가능성

軍 상황 예의주시…대응태세 유지

※ 기사와 직접 관계가 없는 자료사진입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자료사진.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북한이 한미의 거듭된 만류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새해 열 번째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행하다가 ‘공중 폭발’이라는 실패를 겪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뽑힌 뒤 첫 도발이기도 하다. 북한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개발해 한미 동맹을 겁박하고 김정은 정권의 업적을 과시하려 했지만 되레 기술적 결함만 노출시키는 망신살을 자초했다.

16일 군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9시 30분 무렵 평양 순안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를 쏘아 올렸다. 그러나 발사 직후 고도가 20㎞에도 이르지 못한 채 초기에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사 후 폭발하기까지의 시간이 워낙 짧다 보니 탐지된 비행 제원도 제한적이어서 한미 정보 당국이 구체적으로 어떤 종류의 미사일이었는지 최종 식별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다만 북한이 최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체계 관련 시험 발사를 두 차례 감행한 적이 있어 이번에도 해당 미사일 기술 개발을 위한 시험 발사였을 가능성이 있다.

익명을 요청한 방산 기업의 한 연구자는 “신형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다 보면 실패하는 경우가 다반사이지만 ICBM처럼 고가의 미사일을 북한처럼 가난한 나라가 쏜다고 결정했을 때는 나름대로 기술에 자신이 있어 시도했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발사 직후 초기에 폭발한 것이라면 아주 기초적인 품질 관리나 기술 미숙일 가능성이 높아 같은 분야 연구자가 볼 때 국제적으로 크게 체면을 구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발사 실패는 대한민국과 서방 선진국들과 달리 고체 연료가 아닌 액체 연료를 사용하고 있는 북한 탄도미사일의 후진성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고체 연료는 혼합해서 제조하므로 상당한 기술과 인프라가 필요하지만 일단 제조되고 나면 폭발 위험이 낮아 안정적으로 보관·관리할 수 있다. 또 이를 활용해 로켓엔진을 점화하기 위한 미사일 내부 구조도 상대적으로 덜 복잡해 발사 시 결함 가능성이 적다. 반면 액체 연료의 경우 함부로 폭발하지 않도록 평소에 산화제와 분리해 보관해야 하는 복잡성이 있는 데다 연료와 산화제를 각각 보관용 탱크에서 고압으로 뽑아내 모터펌프 등으로 엔진 연소실로 보내 혼합 분사하는 과정에서 작은 결함으로도 발사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모터펌프나 연료 관련 배관 등의 결함일 경우 점화 실패나 조기 엔진 연소 종료에 그치지 않고 이번처럼 공중 폭발하는 일이 많아 우리 군을 비롯한 선진국은 미사일에 액체 연료를 좀처럼 쓰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액체 연료를 사용한 것은 과거 액체 연료를 썼던 옛 소련의 스커드 계열 미사일 기술 등을 바탕을 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후 중국·러시아 등이 고체 연료 방식으로 전환했음에도 이를 달성하려면 고체 연료 제조·관리에 상당한 장비와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국제 제재로 전략물자 반입에 어려움을 겪는 북한으로서는 기존의 액체 연료 방식을 고수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실패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조만간 또다시 ICBM 등 탄도미사일 개발 및 시험 발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미사일 도발 위협 수위를 높여 단기적으로는 오는 5월 10일 출범할 윤석열 정부의 안보 및 외교정책 구상을 흔들고 올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에 대해 협상력 우위를 점하려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주에는 우천 등으로 인해 추가 도발 가능성이 제한적이지만 다음 주에는 예보된 기상 상황이 좋기 때문에 다시 한 번 화성-17형 관련 시험 발사에 나설 수도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윤석열 정부 5년 내내 인공위성 발사용이라고 주장하며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ICBM 시험 발사를 지속해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핵우산’ 등 안보 공약의 약화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도 이에 대비해 관련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대응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역시 15일 태평양함대 사령부 홈페이지를 통해 인도태평양사령부가 국제 공역에서 에이브러햄링컨항모의 4세대 및 5세대 함재기와 이 지역에 배치된 미 공군 항공기가 서해를 비행했다고 밝혔다. 특히 “필리핀해의 에이브러햄링컨함에서 F-35C 스텔스기가 출격해 서해까지 장거리 시위 비행을 했다”고 공개했다. 주한 미8군 역시 같은 날 패트리엇 미사일의 전개 및 재배치 훈련 내용을 비교적 상세히 전하며 대북 압박 행렬에 동참했다. 앞으로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일 경우 한미는 북한의 도발 원점이나 지도부를 불시에 타격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무기들을 동원해 고강도 무력 시위로 맞불을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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