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를 떠난 난민의 숫자가 3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주변 국가들의 수용 능력이 바닥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유럽 각국이 적극적인 난민 수용 정책을 내놨지만 지금 같은 기조가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최악의 난민 사태를 맞아 유럽의 결속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지난달 24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난민 수는 15일 현재 300만 381명에 달했다. UNHCR는 세계 2차대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난민이 급증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난민이 앞으로 400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신문은 한꺼번에 대규모 난민이 발생하면서 우크라이나 인근 국가들의 수용 능력이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고 진단했다. 180만 명의 난민을 수용한 폴란드의 경우 수도 바르샤바 중앙역에 수백 명의 난민이 몰려 화장실과 매표소까지 긴 줄이 형성되는 등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색이 확연하다. 몰도바는 지금까지 30만 명의 난민을 수용했는데 이는 몰도바 전체 인구(260만 명)의 11.5%에 달한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우크라이나 난민에 대한 환대 분위기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는 미지수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지난 4일 ‘일시 보호 명령 제도’를 채택해 우크라이나 난민에게 최대 3년의 거주 허가권과 노동시장 접근권을 주기로 했으며, 비EU국인 영국도 15일부터 우크라이나 여권 소지자를 모두 입국시키고 있다. 하지만 전쟁이 길어지고 난민이 증가해 재정 부담이 커질 경우 앞서 수 년간 시리아 난민 분담을 두고 불거진 유럽의 내홍이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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