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청와대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이전비용을 496억 원으로 설명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전 비용이 최소 1조 원 이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윤 당선인이 서울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국방부를 인근 합참 청사로 이전하는데 118억원, 경호용 방탄창 설치를 포함해 국방부 청사에 대통령 집무실을 새로 꾸리기 위한 리모델링 등에 252억원, 경호처 이사비용 99억여원, 대통령 관저로 사용할 한남동 공관 리모델링과 경호시설에 25억원 등이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이같은 비용 추산과 관련해 "기재부에서 뽑아서 받은 것"이라면서 "지금 (이전 비용이) 1조원이니 5천억원이니 (이런) 얘기들이 나오는데,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청와대 이전 관련 예산을 예비비로 충당할 계획이다. 윤 당선인은 '청와대 집무실을 이전하는 것이 인수위 예비비 예산 범위 내에 있는지 국회 동의를 받을 필요는 없는지 검토했느냐'는 질문에 "예비비 문제는 기재부와 협의해서 법적 범위 안에서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예비비란 예측할 수 없는 예산 외의 지출 등을 충당하기 위해 일정 한도에서 미리 책정하는 금액을 말한다. 국가재정법 제51조는 기재부 장관이 예비비를 관리한다. 또 예비비 신청을 심사한 후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이를 조정하고 예비비 사용계획명세서를 작성한 후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를 맡은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중으로 행안부와 기재부에 사전에 실무적으로 협의돼 있던 예비비 예산을 공식적으로 요청한다"며 "그렇게 되면 다음 주 국무회의 때 예비비가 의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윤 당선인이 밝힌 비용이 과소 추산했다고 보고 반발하고 있다.
윤 당선인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합참 청사는 남태령 지역으로 옮기는 구상도 밝혀 추가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 육군 장성 출신인 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전날 TBS라디오에서 "국방부 청사로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할 때 최소 1조원 이상이 소요된다"며 "천문학적인 돈이 들 수 있는데 그런 것들을 예측 못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김 의원 측이 군 당국으로부터 받은 2003년 국방부 신청사 건립과 2012년 합동참모본부 단독청사 건립 당시 비용 자료 등을 토대로 추산한 것이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시 국방부 직할 부대와 합참 본청 이전이 불가피함을 전제했다.
구체적으로 국방부 본청(2200억원), 합참 본청(2200억원), 국방부 근무지원단(1400억원) 등을 이전하고, 청와대 경호부대와 경비시설 이전(2000억원) 청와대 숙소 및 직원 숙소 건설(2000억원)하는 비용이 든다는 게 김 의원 측 주장이다. 그러나 윤 당선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청와대 이전에 드는 비용이) 1조원이니 5000억원이니 하는 얘기가 나오는데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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