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 20대 대통령 선거 코로나19 확진자 사전투표를 부실관리 사태에서 2주 째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세환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이 사의를 표명했지만 정치권에서 노정희 선관위원장에 대한 퇴진론까지 불거지면서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노 위원장의 거취를 압박했던 상임위원들도 선관위 직원들의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20일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선관위 내부 익명 게시판에는 지난 16일 ‘상임위원단 건의문’에서 노 위원장의 거취 표명을 요구한 전국 시·도 선관위와 중앙선관위 소속 상임위원 15명을 비판한 글이 잇따르고 있다. 중앙선관위 근무 경험이 있고 선거현장에 가장 밝은 고위직인 상임위원들이 뒤늦게 집단 행동에 나선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내용이다. 해당 내부 익명 게시판은 직원 2900여 명이 사용하고 있다.
한 직원은 게시글에서 “무슨 정치적인 이유로 이런 일(사퇴 요구)를 하는지 화가 난다”며 “당신들이야 말로 선거가 산으로 가는데도 불구하고 함구해 선거를 망친 자들이니 (사의를 표명한) 사무총장과 함께 사퇴하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직원은 상임위원단이 인적 쇄신·선거 장비 보수·수당 현실화 등을 건의한 것에 대해 “본인들이 중앙에서 근무할 때 해결하지 못하고 후임에게 떠넘긴 일들 아니냐”며 “연판장을 돌린 본인들이 해결했어야 하는 것들”이라고 지적했다. 선관위 직원들은 해당 글들에 수백 개의 ‘찬성’을 표하며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노 선관위원장은 남은 임기를 다 하며 “지방선거를 흔들림 없이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이에 대해 선관위 내부에서는 선관위원장이 현직 대법관으로서 겸임하는 비상근직이라는 점에서 선거 사무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옹호론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책임을 져야 했다는 책임론이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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