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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마리우폴에서 무기 버리고 떠나라" 통첩에…우크라 "투항 거부"

우크라이나 "시간 낭비 말고

인도주의 회랑부터 열어라"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시가지 곳곳에서 러시아군의 무차별 포격으로 화재가 발생해 연기가 치솟고 있는 모습을 촬영한 위성사진. 마리우폴 AP=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요충지'라 꼽히는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포위하고 최후통첩을 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투항을 거부한다는 입장으로 응수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총참모부(합참) 산하 지휘센터인 '국가국방관리센터' 지휘관 미하일 미진체프가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군은) 무기를 내려놓고 항복하라"며 "항복한 이들에게는 마리우폴을 안전하게 떠날 수 있는 인도주의 통로를 만들어주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마진체프는 마리우폴 동쪽과 서쪽 두 방향으로 21일 오전 9시(한국시간 오후 4시) 인도주의 통로를 만들 예정이라며 우크라이나 정부에 이날 오전 4시(한국시간 오전 11시)까지 최후통첩에 대한 답변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단호하게 거부 입장을 밝혔다.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무기를 버리고 항복할 수 없다는 점을 러시아에 이미 통보했다"며 "8쪽 분량의 편지(브리핑 내용)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대피할 수 있는 회랑부터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 회랑도 공격해 피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리우폴은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집중적인 공격을 받아 왔다. 마리우폴은 동부 친러시아 반군의 점령지와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요충지로 평가받는다. 이에 러시아군은 개전 초기부터 마리우폴 함락을 최우선 전략 목표로 삼았다.

러시아군은 최근 탱크 등 지상군을 도심까지 진입시켜 시가전을 벌이는 한편 민간인 대피 건물에 무차별 폭격을 하고 있다. 지난 16일 러시아의 공습으로 주민 1,000명 이상이 대피한 극장이 붕괴한 데 이어 주민 400여 명이 대피한 예술학교 건물도 이날 폭격으로 파괴됐다. 러시아의 집중 폭격으로 인해 40만명 이상의 주민들이 음식과 물도 없이 갇혀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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