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새 원내대표 선거의 세부 방식을 최종 확정하면서 선거전도 본격적으로 막이 오른 모습이다. 대선 패배로 당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172석의 ‘슈퍼 야당’을 이끌 원내사령탑이 누가 될지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주요 후보군으로 꼽혔던 의원들의 출마 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21일 열린 회의에서 지난주 원내대표 선거관리위원회가 의결한 대로 원내대표 선거를 오는 24일 교황 선출 방식인 ‘콘클라베’를 변형한 방법으로 진행하기로 확정했다.
앞서 원내대표 선관위는 1차 투표에서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오지 않은 경우 10% 이상 득표한 후보자들의 정견 발표를 들은 뒤 2차 투표를 실시하는 방식을 결정한 바 있다. 2차 투표에서도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득표수 1·2위 간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현재까지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의원은 4선의 안규백 의원과 3선의 김경협·박광온·박홍근·이원욱 의원 등 5명이다. 안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출마의 뜻을 나타내며 “옳다고 믿는 바를 강력하게 추진하되 항상 현장에서 국민과 소통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 의원은 “계파 구도가 아니라 원팀을 이룰 원내 구심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으며 박광온 의원은 “두 달 뒤 지방선거와 2년 뒤 총선, 그리고 5년 뒤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는 실력을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박홍근 의원은 “예상되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상임고문을 향한 탄압 수사만큼은 반드시 막아내고 국민의 소중한 정치적 자산으로 지켜야 한다”고 호소했으며, 이 의원은 “하나된 통합, 단결만이 강한 민주당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원내대표 후보군 모두 차별화된 장점을 갖췄다고 분석하고 있다. 안 의원과 박광온 의원은 과거 사무총장을 지내면서 의원들과 원만한 친분 관계를 맺고 있으며, 박홍근 의원과 이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은 바 있어 원내 전략에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의원도 당내 궂은일을 도맡으면서 입지를 쌓았다.
후보군이 계파별로 고루 분포된 상황도 눈에 띈다. 안·이 의원은 정세균계, 박광온 의원과 박홍근 의원은 각각 이낙연계와 이재명계로 분류된다. 김 의원은 친문 인사다. 이 때문에 이번 원내대표 선거가 자칫 계파 간 대리전 양상으로 흐르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비대위는 원내대표 선거 과정에서 후보별 결합이나 이합집산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최종 결정 때까지 득표수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선거운동 방식도 계파 간 모임이나 줄 세우기를 엄격하게 금지하기로 했다”며 “위반한 후보에 대해 선관위가 규정한 대로 엄격하게 준수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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