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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우폴 투항 못 받아낸 러시아…우크라 전역으로 ‘소모전’ 확산

오데사 주변 주거지역 첫 공격

키이우선 10층 쇼핑센터 붕괴

민간인 피해 늘려 협상 압박

"푸틴과 어떤 형태로든 만나야"

젤렌스키 ‘정상 담판’ 재차 촉구


러시아군이 그동안 화력을 집중했던 동남부 요충지 마리우폴 외에 우크라이나 내 거점 도시 곳곳으로 공격 지역을 넓히고 있다. 개전 26일째에 접어들었지만 수도 키이우를 함락하지 못하고 마리우폴의 투항을 받아내는 데도 실패하자 개별 도시 공격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러시아가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대규모 민간인 피해를 초래하는 ‘소모전’을 압박용 카드로 사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 시간) 러시아군이 키이우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전역의 거점 도시들을 공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우크라이나 동북부 도시 하르키우와 최대 항구도시 오데사·헤르손 등이 포함됐다.

전날 밤에는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키이우 북부 소재 10층 규모의 쇼핑센터가 붕괴됐다. 키이우시 당국은 러시아군의 추가 공격에 대비해 35시간의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CNN은 이날 러시아가 하르키우 공격을 감행해 96세의 홀로코스트 생존자 보리스 로만첸코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현재 하르키우 주민 수천 명은 운행을 중단한 지하철역에 숨어 들어가 생활하고 있다.



마리우폴 인근의 남부 도시에 대한 러시아군의 위협도 거세다. 러시아군은 21일 오전 우크라이나 최대 항구도시인 오데사 외곽의 주거 지역을 처음으로 공격한 데 이어 헤르손에서 ‘반러 시위’를 벌이는 시민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섬광 수류탄을 쏘고 발포했다. 마리우폴에서 민간인들을 태우고 또 다른 남부 도시 자포리자로 향하는 피란버스도 러시아군의 포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군은 결사항전 의지를 밝힌 마리우폴을 향한 공격도 지속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현지와 일부 외신에서는 막대한 민간인 피해를 초래하는 러시아군의 무차별 공격이 의도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정부를 겨냥한 압박용 카드라는 해석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국 공영 방송 서스필네와의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어떤 형태로든 만나야 한다”며 양국 정상 간 담판을 재차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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