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서 맥도날드, 인스타그램, 이케아 등이 서비스를 중지하거나 운영을 중단하자 이들 브랜드와 비슷한 ‘짝퉁’이 등장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익스프레스, 데일리메일. 미국 야후파이낸스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은 48시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현지 기준으로 지난 14일부터 인스타그램 이용을 제한했다. 같은 날 맥도날드도 러시아 전역에 있는 850개 지점을 폐쇄했다.
이들의 빈자리를 대신하는 러시아 자국 브랜드는 벌써 등장했다. 인스타그램을 모방한 소셜미디어서비스(SNS) 로스그램(Россграм)은 현지 기준으로 오는 28일에 출시된다. 로스그램 홈페이지를 보면 이 SNS는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색상과 레이아웃으로 구성됐다. 업체는 크라우드 펀딩, 유료 접속 등 부가 기능도 있다고 밝혔다.
맥도날드는 러시아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바냐아저씨(Дядя Ваня)'가 대신할 전망이다. 이 업체는 맥도날드 로고를 연상하게 하는 새로운 로고를 최근 현지 지식재산청에 제출했다. 앞서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 의장은 맥도날드 운영 중단에 “맥도날드 대신 바냐아저씨가 운영된다”고 말한 바 있다.
새 로고를 보면 빨간색 배경 위에 노란색으로 키릴 문자 ‘B’가 있다. 이 문자는 ‘바냐’의 첫 글자인 ‘V’를 뜻한다. 이 로고는 맥도날드의 고유색상인 빨간색, 노란색, 하얀색을 활용했으며, 디자인도 M을 오른쪽으로 회전한 모습과 유사하다.이 업체는 오픈 계기를 두고 “러시아의 일자리를 보존하기 위해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라고 전했으며 모든 제품은 ‘100% 러시아산’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러시아에 있는 맥도날드 매장에서 영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러시아 당국에 스웨덴 가구브랜드 이케아, 미국 커피브랜드 스타벅스와 유사한 로고 출원이 최근 접수됐다고 야후파이낸스는 보도했다.
이 같은 짝퉁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겨나는 배경에는 러시아 정부의 명령이 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일 러시아 정부는 비우호국에 등록된 특허 소유자에 대한 보호가 없어진다고 밝혔다. 러시아 기업들이 허가 없이 특정 특허를 사용하더라도 손해배상 소송을 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우호국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호주, 일본, 유럽연합(EU) 회원국 등 48개국이 지정됐다.
일각에서는 전쟁이 마무리된 이후에도 러시아 제재에 동참한 브랜드들이 러시아 내 반미(反美) 여론으로 현지 브랜드에 자리를 내주고 재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지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신뢰도를 잃었거나 현지 기업에 브랜드를 빼앗겨 상황에 따라 진출 자체가 막힐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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