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3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오미크론 확산 여파로 대학가는 여전히 소통이 단절된 모습이다. 온라인 비대면 수업에는 익숙해졌지만 사적으로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부 대학들이 오프라인 행사를 열고 있지만 대학가는 여전히 코로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4일 서울경제가 만난 이화여대 20학번 김 모(23) 씨는 3학년이 됐지만 친한 동기도, 가깝게 지내는 선후배도 없다. 그간 수업을 비롯한 교내 활동이 모두 비대면으로 이뤄지면서 활발하게 친구를 만나거나 교류하지 못했다. 그는 “동기를 사귀고 싶어서 이번 학기에는 대면 강의를 신청했는데 전부 비대면으로 전환됐다”며 “수업을 같이 듣는 학생이 150명 정도 되는데 친한 사람이 한 명도 없다”고 털어놨다. 건국대 20학번 김 모(22)씨도 “우리 과 선배들은 거의 가족 같은 사이라고 들었는데 우리 학번은 아직도 어색하다”며 “동기들과는 실기 수업이 끝난 뒤 시간 맞는 한두 명과 밥을 먹은 게 전부”라고 말했다.
코로나 학번 대학원생도 사정은 비슷하다. 강원대 22학번 새내기 대학원생 김 모(25) 씨는 입학한 지 3주가 지났지만 인사를 주고받는 동기가 대여섯 명뿐이다. 그는 “대면 수업을 3주간 진행하긴 했지만 오리엔테이션(OT), 선배와의 만남 등 행사는 모두 비대면으로 이뤄져 동기들을 직접 만난 건 딱 수업 시간뿐”이라면서 “그마저도 마스크를 쓰고 있어 얼굴 구분도 잘 안 되고 대학원 특성상 스터디를 할 일이 많은데 동기들을 잘 모르니 스터디 구성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화여대 21학번 대학원생 지 모(27) 씨는 “같은 분야에서 일할 사람들이니 교류가 많으면 도움이 될 텐데 코로나로 인해 사적으로 만나기가 어렵다. 몇 달 내내 동기들 얼굴을 못 본 적도 있다”고 말했다.
편입생에게도 코로나로 인한 네트워킹 부재는 치명적이다. 올해 고려대로 편입한 김 모(25) 씨는 “수업을 비대면으로 진행하면 친목 도모할 방법이 거의 없다. 대면으로 조를 짜서 하는 실험이나 동아리가 그나마 친목 창구”라면서 “동기들과 얘기할 기회 자체가 부족해 좋은 활동 같은 정보도 얻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학생들의 이런 의견을 반영해 서울 내 대학들은 대면 행사를 늘려 나갈 예정이다. 건국대 관계자는 “학생들과 소통하며 대부분 행사를 대면으로 하고 있다”며 “이미 동아리 행사의 일환인 ‘새내기 맞이 주간’ 등을 오프라인으로 진행했다”고 답했다. 한양대 관계자도 “대규모 교양 수업을 빼놓고는 수업을 대부분 대면으로 전환했다”며 “규모나 기간 등은 미정이지만 5월 말에는 봄 축제를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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