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법무부의 업무보고를 유예 조치한 것에 대해 “법무부를 길들이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윤 당선인 인수위 외교안보분과는 법무부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23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윤 당선인의 주요 공약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문제삼아 업무보고를 받지 않았다.
박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MBC) 방송에 출연해 “인수위 업무보고는 새 정부가 정책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다양한 의견을 듣는 자리다.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보고 자체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을 지휘했는데 거기에 항명한 상황이 아니지 않느냐”며 “이것을(기자간담회를) 항명으로 받아들이는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의견이 다르다고 무례하다고 인식하는 것이 인수위가 명령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아 최근의 점령군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인수위의 이같은 행동이 윤 당선인의 사법공약 이행을 위해 실무자들을 길들이는 수순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법무부 장관의 검찰 수사지휘권 폐지 등 윤 당선인의 공약 대부분은 법 개정의 문제”라며 “국회의 도움을 받기 녹록치 않으니 훈령 개정을 최대한 활용해야하고 결국 그 일을 하는 곳이 법무부”라고 설명했다. 시행령과 훈령 개정을 통해 공약 취지를 달성하려는 의도로 법무부 실무자들에게 공약 관철 의지를 강조한다는 의미다. 박 의원은 수사지휘권 폐지의 경우 “지휘권 행사 요건을 훈령으로 굉장히 강화하는 것 만으로도 수사지휘권 행사가 어렵게 된다”며 “검찰의 직접수사범위을 법률이 ‘6대범죄 등’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등’ 이기 때문에 시행령으로 확대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 의원은 “이런 경우 하위법이 상위법을 무력화 시키는 것으로 헌법상 법률위임의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윤 당선인의 ‘검찰의 예산 독립’ 공약은 장단점이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또 다른 라디오(KBS)에 출연해 “검찰이 예산권을 독립적으로 가지면 국회에 검찰총장이 수시로 출석해야 한다”며 “국회의 검찰 견제 권한이 강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면 예산권을 그대로 법무부에 종속시키면 법무부가 조금 간섭하더라도 국회에 출석할 필요는 없어진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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