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사법적 행정기관인 중앙노동위원회가 다시 기존 원하청 관계를 흔드는 판정을 내렸다. 노동계에서 노동권 신장에 부합하는 판정이라고 환영하지만, 경영계에서는 노사 관계에 부정적인 파장이 있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25일 중노위 등에 따르면 중노위는 24일 현대제철 협력업체 조합원으로 구성된 금속노조 현대제철 비정규직 지회가 현대제철을 상대로 신청한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건에 대해 비정규직 지회 '손'을 들어줬다. 현대제철이 협력사 노조와도 단체교섭을 해야하고 하지 않는다면 부당노동행위라는 것이다.
이런 취지의 중노위 판단은 작년 8월에도 이뤄졌다. 당시 중노위는 CJ대한통운이 택배노동조합이 요청한 단체교섭에 응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정을 내렸다. 택배회사는 택배대리점과 원하청 관계를 맺고 택배대리점이 택배기사와 별도 고용 계약을 맺는다. 이 때문에 택배기사의 직접 교섭 당사자는 택배대리점이라는 게 그동안 법례였다. 이를 깬 판정이 나온 것이다.
이번 판정을 환영하는 노동계와 달리 경영계는 당혹해하고 있다. CJ대한통운 판정으로 하청업체 노조의 교섭권 요청이 잇따를 것이란 전망이 현대제철 판정으로 현실화된 것이다. 당시 CJ대한통운 판정 직후 경영계는 논평을 통해 "유사한 취지의 교섭 요구가 폭증해 노사 관계에 부정적인 파장일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었다.
게다가 중노위 판정은 택배노조의 파업 명분이 되기도 했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이 단체교섭을 요구해왔다. 현대제철도 비정규직 지회와 갈등을 벌여왔다.
현대제철은 이번 중노위 판정에 대해 불복하고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앞서 CJ대한통운도 중노위 판정에 대해 불복 소송을 냈지만, 소송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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