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스웨스턴대병원 의료진이 폐암 말기 환자로의 양측 폐 이식에 성공해 폐암 환자들을 위한 희망을 제시했다. 한국인 의사가 이번 수술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 관심이 모이고 있다.
25일(현지 시간) 시카고트리뷴과 CBS방송 등에 따르면 수술진은 수술 6개월 만에 가진 경과 보고 기자회견에서 “폐암 말기 남성에게 실시한 양측 폐 동시 이식 수술이 성공적인 결과를 보이고 있다”며 “극히 드문 사례다. 특정 유형의 폐암 환자를 더 많이 도울 수 있는 문이 열렸다”고 밝혔다. 폐암에 대한 폐 이식은 의료계에서 극히 드문 일이다. 이번에 이식 수술을 받은 앨버트 쿠리(54)는 비흡연자로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폐암 진단을 받았다. 쿠리는 전체 폐암 사례의 10% 미만을 차지하는 침습적 점액성 선암에 걸려 폐암 1기 진단 후 상황이 계속 나빠졌다. 의료진은 1년 만에 4기 판정을 받은 그가 폐렴과 패혈증까지 걸려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면서 생존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결국 지난해 9월 25일에 폐암 4기 상태에서 양측 폐 이식 수술이 이뤄졌다. 혈류나 흉부에 암세포를 남기지 않고 완전히 없애기 위한 세심한 작업이 요구됐다. 수술 과정에서 채영광 노스웨스턴대 종양내과 교수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채 교수는 “쿠리는 살 수 있는 날을 며칠 남겨두지 않은 상태에서 폐 이식 수술을 받았다”며 “암세포가 다른 조직으로 번지지 않고 흉강과 폐에 국한돼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6개월이 지난 현재 쿠리의 양측 폐는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암은 완치된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결과가 성공적으로 나타나면서 채 교수는 안킷 바랏 노스웨스턴대 병원 흉부외과장과 함께 폐암 환자를 위한 새로운 절차 마련 및 환자 상태를 추적하기 위한 임상 등록도 시작했다. 채 교수는 “수술 결과가 좋아 기쁘다”며 “쿠리는 이제 호흡 보조기 없이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채 교수는 종양 전문의로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미국 텍사스대 펠로 등을 거쳐 2014년부터 미국노스웨스턴대 의대에서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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