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가격 ‘양극화’ 수준이 역대 최고로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수요가 핵심 지역과 단지로 몰리는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심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8일 KB국민은행의 월간 통계에 따르면 3월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은 10.1을 기록해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8년 12월 이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9.3) 이후 5개월 연속 기록 경신이 이어지면서 저가 주택과 고가 주택의 격차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벌어진 것이다.
5분위 배율은 전국 아파트 가운데 가격이 상위 20%인 아파트(5분위)의 평균 매매 가격을 하위 20%(1분위)의 평균 매매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배율이 높아질수록 전국 저가 아파트와 고가 아파트 간 가격 차이가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1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은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째 1억 2000만 원대에 머물렀지만 같은 기간 5분위 아파트 평균값은 10억 5985만 원에서 12억 4198만 원으로 17.2% 올랐다. 고가 아파트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더욱 빠르게 오른 것이 양극화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정부가 1세대 1주택을 유도하는 정책을 펴며 ‘똘똘한 한 채’ 현상이 강화돼 일부 핵심 지역·단지로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시장 전망을 나타내는 ‘매매가격전망지수’는 이달 큰 폭으로 상승했다. 표본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향후 집값 전망을 조사한 결과를 지수화한 이 지표는 지난해 8월 124.9로 연중 고점을 기록한 뒤 올해 2월(86.7)까지 7개월 연속 하락했다. 하지만 이달에는 전월 대비 8.4% 급등한 94.0을 기록해 대선 이후 정책 변화에 대한 시장 기대감을 반영했다. 매매가격전망지수는 0~200 사이의 값을 가지며 200에 가까울수록 상승 전망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대선 이후 재건축 단지 등을 중심으로 향후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향후 실질적인 정책 변화가 나타나면 높아진 기대감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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