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3월 세상을 떠난 폴란드가 낳은 ‘현대음악 거장’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의 장례식이 29일(현지 시간) 크라쿠프 세인트 피터&폴 교회에서 열렸다. 코로나19로 2년 만에 치러진 장례로,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장례위원장을 맡아 국장(國葬)으로 진행됐다.
두다 대통령은 “여러분은 폴란드 문화에 크게 기여한 펜데레츠키 음악을 통해 우리가 겪은 모든 것, 그리고 고통을 들을 수 있었다”고 기억했다.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이자 펜데레츠키의 각별한 친구였던 안네 소피 무터는 장례 미사에서 성모 마리아 찬송 가곡인 바흐의 ‘아베 마리아’를 연주했다.
폴란드 가톨릭 교회의 수장인 보이치에흐 폴락(Wojciech Polak) 대주교는 “음악이 삶을 더 좋게 만들어야 한다고 믿었던 한 남자에게 세계가 작별을 고하고 있다”며 “펜데레츠키의 믿음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어가는 오늘 특별한 반향을 불러일으킨다”고 추모했다.
지휘와 작곡을 겸하며 ‘폴란드 음악 대통령’으로 불린 고인은 1960년 52개 현악기로 연주되는 ‘히로시마의 희생자에게 바치는 애가’로 명성을 얻었다. 1990년대엔 한국 광복 50주년을 기념해 이어령 당시 문화부 장관의 요청으로 교향곡 5번 ‘한국’을 작곡하면서 한국과도 인연을 맺었다.
펜데레츠키는 소련의 폴란드인 대량학살 희생자를 추모하는 ‘폴란드 진혼곡’과 9·11 테러 당시 반폭력 정신을 담은 피아노 협주곡 ‘부활’을 작곡하는 등 사회 참여도 활발히 했다.
한편 장례에는 유족과 시민, 음악가 등 약 1450명이 참석해 ‘히로시마의 희생자에게 바치는 애가’ ‘폴란드 진혼곡’ 등 수많은 명곡을 남긴 펜데레츠키를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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