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가톨릭혈액병원은 글로벌 제약회사인 노바티스와 지난 20일 키메라 항원 수용체 T 세포(CAR-T) 치료제 상용화를 위한 최종 협약을 완료했다고 30일 밝혔다.
CAR-T는 체내 면역을 담당하는 T세포를 추출한 다음 항체의 바이러스 벡터를 활용해 암세포에 특이적인 키메릭 항원 수용체(CAR)를 발현시키고 재주입하는 새로운 방식의 항암제다. 유전자 조작이 이뤄진 CAR-T 세포를 환자 혈액에 주입하면 암세포의 특정 수용체를 표적으로 인식해 결합하고 암세포를 파괴한다. 면역세포에 일종의 네비게이션(항체)을 달아줘 암세포를 정확하게 찾을 수 있도록 만드는 원리다.
노바티스는 전 세계 최초로 CAR-T 치료제 ‘킴리아’를 개발했다. 국내에서도 2회 이상 치료를 받은 후 재발 또는 불응한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과 25세 이하의 B세포 급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에게 사용하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킴리아 투여 후 2달 만에 완치 판정을 받은 미국 소녀 에밀리 화이트헤드의 사례가 알려지면서 ‘원샷 치료제’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1회 투약에 5억 원 가까이 소요될 정도로 비용이 비싸고 환자의 혈액에서 T세포를 추출한 다음 미국 공장으로 보내 제조하는 등 제조 및 치료 과정이 까다롭다. 국내에서는 지난해부터 대형병원 위주로 림프종 및 다발골수종 환자 대상의 임상연구가 시작됐고, 최근 들어 본격적으로 상용화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성모병원은 국내 최초로 대학기관 내에 세포치료를 위한 필수시설인 세포처리시설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를 구축하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면역세포치료제 및 줄기세포 활용 연구를 수행해다는 점에서 고품질의 CAR-T 세포치료제 생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혈모세포이식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조석구 혈액내과 교수는 “세계 수준의 치료 실적을 갖춘 가톨릭혈액병원이 킴리아를 제공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면서 CAR-T가 필요한 국내 환자들에게 보다 많은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가톨릭혈액병원 첨단재생의료위원장을 맡고 있는 엄기성 혈액내과 교수는 “가톨릭혈액병원은 조혈모세포이식 치료를 바탕으로 국내 세포치료 관련 풍부한 임상경험을 갖추고 있다"며 “국내 환자들에게 보다 최신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어 기대가 크다” 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