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국내 주요 교육기업들이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등교수업이 제한되면서 수업 결손을 보충하기 위한 사교육이 늘어난 데다 업체들이 온라인 콘텐츠를 강화하는 등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한 것이 매출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교육 서비스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메타버스와 같은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는 ‘에듀테크’가 대세로 자리를 잡아가는 가운데 교육기업들이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듀테크 기업으로 변신한 학습지 업체 실적 호조=30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학습지·입시·어학·플랫폼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주요 교육기업들의 지난해 매출이 크게 늘었다.
국내 3대 학습지 업체인 교원·웅진씽크빅·대교는 지난해 모두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교원은 지난해 교육 사업 부문에서 1조 815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0.9% 성장했다. 웅진씽크빅은 같은 기간 매출이 6461억 원에서 8139억 원으로 26%가량 늘었고 영업이익도 140억 원에서 268억 원으로 91.4% 급증했다. 대교도 지난해 전년 대비 1.8% 증가한 638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학습지 ‘빅3’ 중 웅진씽크빅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은 AI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에듀테크 분야에 집중 투자한 것이 성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2019년 출시한 ‘스마트올’이 2년 만에 회원 2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에듀테크가 웅진씽크빅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까지 늘었다. 교원도 AI 학습지를 기반으로 에듀테크 회원 수를 지난해 말 기준으로 70만 명까지 늘리는 등 기존 오프라인 사업 모델을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대교 역시 초등 전 과목 AI 학습 브랜드인 ‘마카다미아 올인원’을 출시하는 등 디지털 전환을 꾀하고 있다.
◇입시·어학업체도 온라인 부문 선전으로 성장세 구가=오프라인 학원을 기반으로 한 입시·어학업체들의 성장세도 가팔랐다. 메가스터디교육은 지난해 전년 대비 48.3% 늘어난 7039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2020년 328억 원에서 지난해 990억 원으로 200% 넘게 증가했다. 전체 매출의 60%가량을 차지하는 고등 부문도 선전했지만 엠베스트·엘리하이 등 온라인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초·중등 부문이 전년 대비 61.0% 증가한 1655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이 성장세를 견인했다.
디지털대성은 지난해 1970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32.7%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020년 142억 원에서 지난해 252억 원으로 77.5% 증가했다. ‘대성마이맥’을 기반으로 한 고등 부문 온라인 강의·교재 매출이 같은 기간 917억 원에서 1080억 원으로 늘었다.
비상교육은 지난해 2156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대비 25.1% 성장했다. 2020년 149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으나 지난해 77억 원의 흑자를 냈다. 초등 온라인 학습 서비스인 비상엠러닝이 전년 대비 54.1% 증가한 473억 원의 매출을 올려 효자 노릇을 했다는 분석이다.
청담어학원·에이프릴어학원과 CMS영재교육센터를 운영하는 크레버스의 지난해 매출은 210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1%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9억 원에서 312억 원으로 84.6% 급증했다. 정상어학원을 운영하는 정상JLS는 2020년 854억 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1017억 원으로 19.1% 늘었다. 영업이익은 88억 원에서 170억 원으로 93.2% 증가했다. 학원 재원생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서비스인 ‘체스’와 ‘에이스’를 강화한 것이 이익 증가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온라인·모바일 플랫폼 기반 해외시장 공략 강화 필요=교육업체들의 이러한 성장세는 코로나 사태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린 영향이 크지만 온라인 부문을 강화하는 등 에듀테크를 적극 도입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교육업체들이 ICT 기술을 기반으로 저렴한 교육 서비스를 확대해 공교육의 보완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에도 ‘우물 안 개구리’로 국내 시장에 안주하며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비판도 여전하다.
특히 에듀테크가 활성화하면서 국내 교육업체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 여건이 좋아진 만큼 해외시장 개척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들어 AI 영어학습 서비스 ‘산타’를 운영하는 뤼이드와 AI 수학 문제 풀이 플랫폼인 ‘콴다’를 운영하는 매스프레소 등 모바일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교육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 교육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사내 벤처를 육성해 스핀오프하거나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을 M&A하는 방식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한편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내세워 해외시장 진출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웅진씽크빅과 비상교육 등 일부 기업이 증강현실 독서 서비스와 온라인 한국어 학습 플랫폼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다. 업계 관계자는 “학령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시장에만 안주해서는 미래가 없다”면서 “교육업체들이 양질의 콘텐츠와 온라인·모바일 플랫폼을 개발해 글로벌 에듀테크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