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1일 대우조선해양 사장 선임과 관련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모욕적인 브리핑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인수위 측은 이에 대해 “상식이 지켜지지 않은 데 대한 문제를 제기한 것뿐인데 청와대에서 감정적으로 해석한 것 아닌가”라고 맞대응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간 회동으로 신구 권력의 갈등이 봉합 국면을 맞은 것으로 평가됐지만, 나흘 만에 갈등이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문재인 정부는 민간기업의 인사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며 “인수위는 (청와대가)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몰염치’라는 극단적 언어를 사용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인수위 발언에) 모욕을 당하는 느낌이었다”며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회동한 좋은 분위기 속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인수위 측을 향해서는 공개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인수위는 이에 대해 청와대의 해석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국민 세금이 천문학적으로 들어간 부실 공기업 문제는 새 정부가 국민과 함께 해결해야 할 큰 부담”이라며 “특정 자리에 대한 인사권 다툼으로 문제의 본질이 호도되거나 변질해선 안 된다”고 언급했다. 또 “대우조선해양이 탈바꿈하도록 새 정부의 모든 노력은 집중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경영진 재편이라는 상식이 지켜져야 한다는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측이 서로 날 선 반응을 내놓으면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측의 갈등이 재점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와 인수위 측은 각각 이철희 정무수석, 장제원 비서실장 간 협의를 통해 주요 인사 등을 논의할 방침인데 실무협의에서도 대립이 이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골이 깊어지면 대통령 집무실 이전 등 핵심 현안에 대해서도 협력 대신 갈등만 커질 수 있다는 평가다. 인수위 측은 하루라도 빨리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하려면 현 정부의 예산집행 등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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