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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집 처분 때 1.4억 아끼는데…다주택자 집 팔까 말까[집슐랭]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한시적 배제 시뮬레이션

시세차익 8.5억 주택 처분 시 양도세 2.6억 아껴

보유세 완화 겹치며 다주택자 주택 처분 늘어날 듯

일각에선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 심화 지적도

서울 남산에서 내려본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새 정부가 다주택자에게 적용되는 양도소득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배제하는 방안을 꺼내 들었다. 해당 방안이 시행되면 서울 다주택자는 현재보다 수억 원의 세금을 아낄 수 있기 때문에 주택 처분을 둘러싼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2일 부동산 업계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한시적 배제가 시행된다면 시장에 유의미한 물량이 매물로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정부가 인수위의 요청을 받아들여 시행령을 고친다면 이르면 이달부터 1년간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가 면제된다. 이 경우 최고 75%(지방세 포함 82.5%)의 양도세를 내야 했던 다주택자들이 6~45%의 기본 세율을 적용받게 된다. 현 정부에서 시행령 변경을 하지 않는다면 새 정부 출범일(5월 10일) 다음 날 양도분부터 혜택을 받는다.

서울경제가 부동산 세금 계산 서비스 셀리몬에 의뢰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다주택자의 양도세 부담이 많게는 수억 원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정대상지역인 서울에 2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7년 전에 5억 원에 취득한 A단지를 10억 원에 매도하면 현행 중과세율 적용으로 3억 41만 원의 양도세를 내야 한다. 그러나 중과세율 배제 시 내야할 세금은 1억 6016만 원으로 1억 4025만 원 줄어든다.

A단지보다 시세 차익이 큰 B단지를 처분하면 양도세 절감 효과는 더 크다. 10년 전 10억 5000만 원이던 B단지를 19억 원에 팔 때 양도세는 현재 5억 3906만 원이지만 중과세율 배제 때는 2억 7407만 원으로 절반(2억 6499만 원)에 가까운 세 부담을 덜게 된다.





A단지와 B단지 중 어느 하나라도 처분하지 않으면 올해 보유세 부담은 약 4589만 원에 달한다. 이와 달리 A단지를 6월 1일 전에 처분하면 무려 3228만 원에 달하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B단지 처분 시 보유세 부담은 443만 원으로 당초보다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정부가 올해 6월 1일 전 보유 주택 중 1가구를 남기고 나머지를 처분한 다주택자에 대해선 세제 혜택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아들은 올해 보유세 산정 시 올해 공시가격이 아닌 지난해 공시가격을 적용한다.

업계에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 적용이 한 차례 유예됐던 2019년보다 매물 출회 효과는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배제 조치는 보유 기간에 대한 조건도 없고 시장 상황 상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줄어든 탓이다. 올해 전국 평균 17.22% 상승한 공동주택 공시가격도 다주택자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 과세 기준일인 6월 1일 전까지 매도하려는 매물이 출현할 것으로 보인다.

셀리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이선구 아티웰스 대표는 “2019년 정부의 12·16 대책 당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배제 조치가 이뤄졌지만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으로 한정해 매물 출회로 이어지지 못했다”며 “이번 조치는 보유 기간과 상관없이 적용하기 때문에 이익 실현을 고민하는 다주택자 위주로 주택 처분이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지역별로 매물 출회 정도는 차이 보일 것이란 관측도 있다. 다주택자들이 핵심 지역 물건을 끝까지 손에 쥐는 대신 나머지를 우선적으로 처분하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배제하는 이번 조치로 거래에 수반하는 세금 부담이 다소 낮아지면 조정대상지역을 위주로 세 부담을 낮추려는 다주택자 매물이나 차익 실현하려는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새 정부 아래 정비 사업 진척에 대한 기대감이 큰 서울 강남권이나 한강 주변 지역은 미래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에 매물 증가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라는 카드가 전체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킬 한 방으로는 부족하다는 시각도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새 정부가 다주택자를 압박하던 부동산 세제 전반을 손보면 지난 정부에 극심했던 ‘똘똘한 한 채’ 현상도 완화될 것”이라며 “여기에 매수자를 자극하는 대출 규제 완화와 매도를 유도하는 양도소득세 완화가 동시에 이뤄질 경우 시장에 나온 물량을 매수층에서 모두 소화해 시장가격에 영향을 크게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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