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신형 팰리세이드 생산에 본격 돌입했다. 6년 만에 완전 변경 모델을 선보인 데 이어 최근 인기몰이 중인 하이브리드차량(HEV)까지 가세해 ‘밀리언셀러(100만 대 판매)’ 등극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 울산공장은 이달 3일부터 신형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양산에 나섰다. 이 차량은 빠르면 이달 말 출시를 목표로 정부 인증 절차 완료를 앞두고 있다. 최근 환경부의 배출 가스 및 소음 인증을 마쳤고 산업통상자원부의 친환경차 인증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에 대한 산업부 인증은 사실상 마무리 수순”이라면서 “이달 말쯤 친환경차로 등재되는 고시를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차 하이브리드 풀라인업 구축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SUV 라인업에서 ‘마지막 퍼즐’을 맞추는 의미가 적지 않다. 뛰어난 실용성과 연비 효율성으로 하이브리드 SUV에 대한 시장 선호도가 높은 가운데 현대차는 소형(코나 하이브리드)과 준중형(투싼 하이브리드), 중형(싼타페 하이브리드) SUV에서만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갖추고 있었다.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가 추가되면 대형으로 라인업을 확대해 모든 SUV 차급의 시장 수요를 충족할 수 있게 된다.
팰리세이드는 올해 신차 효과로 100만 대 판매에 빠르게 다가가고 있다. 현대차는 2018년 11월 팰리세이드 판매를 시작한 뒤 올 2월 말까지 전 세계에서 93만 6866대를 팔았다. 출시 2년 만인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5만~16만 대를 넘나드는 판매량을 기록한 만큼 연내 밀리언셀러 등극은 확실시된다. 수출 물량(64만 4851대)이 전체의 68.8%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다.
팰리세이드는 신형 가솔린 모델을 출시한 올 1월부터 3월까지 1만 983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판매(6080대)와 비교하면 80.6% 폭증한 것이다. 이 같은 돌풍 속에 하이브리드 모델이 투입되면 판매 신장 폭을 키우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지난해 12월 진행된 사전계약 물량(약 4만 5000대)의 70%는 하이브리드 모델로 국내 소비자의 수요를 견인했다.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첫 탑재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강력한 주행 성능과 연비 효율도 관심을 끌고 있다.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현대차·기아(000270)의 모든 차량을 통틀어 처음으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다.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의 모터 합산 최고 출력은 334마력으로 이전 세대(최고 295마력)보다 39마력 개선됐다. 현대차 자체 측정 결과 1회 주유만으로 1000㎞ 이상 주행 가능한 연비도 갖췄다. 구체적인 연비는 출시 시점에 공개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대형 SUV에 더해 프리미엄 차량으로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확대, 시장 수요에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의 럭셔리 브랜드인 제네시스는 전기차 전용 모델을 제외한 모든 차종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전용 전기차인 GV60을 뺀 나머지 G70·GV70·G80·GV80 등 주요 차량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한다는 얘기다. 각 차량은 최대 판매처인 미국에서도 생산·판매될 예정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앨라벨에서 열린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준공식에서 “HMGMA 생산 차량을 전기차뿐만 아니라 앞으로 하이브리드로 확대해 시장에서 원하는 모델을 생산할 것”이라며 “혁신 제조 기술을 적용해서 더 좋은 품질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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