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5월 10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최근 한 달간 윤 당선인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를 확정 짓고 ‘민생 대통령’의 면모를 부각하는데 주력했다.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행을 둘러싼 여론 수렴과 더불어민주당과 소통 제스처에서는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윤 당선인은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지 꼭 한 달을 맞는다. 지난달 10일 서울 국립현충원 참배로 첫 일정을 시작한 그는 한 달간 민생 키워드를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지난달 14일 서울 남대문시장의 상인을 찾았고, 나흘 뒤 열린 인수위 첫 전체회의에서는 “영세 자영업자·소상공인분들에 대한 신속한 손실 보상, 방역·의료 문제 등을 중점적으로 다뤄달라”고 위원들에 당부했다.
수요 회복과 들썩이는 각종 원자재 가격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년 만에 4%대로 치솟자 윤 당선인은 “물가를 포함한 민생 안정 대책을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라”며 물가와의 전쟁을 선포하기도 했다. 지난달 25일 인수위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 깜짝 등장해 부동산 정책에 각별히 신경 쓰라고 주문한 점도 민생 강화 행보로 풀이된다.
외교·안보 현안에도 목소리를 적극 냈다. 지난달 1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 파견, 주한미군 평택기지(캠프 험프리스) 방문으로 한미동맹의 결속 강화 의지를 다졌다. 지난달 24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강행하자 윤 당선인은 “도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엄중하게 경고하기도 했다.
대통령 취임과 맞물려 용산 시대를 개막하겠다고 최종 결론을 낸 상황이지만 우여곡절이 많았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계획에 ‘안보 공백’을 이유로 청와대가 제동을 걸면서 양측은 정면 충돌했고, 문재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은 역대 가장 늦은 대선 19일 만에 성사됐다. 한국은행, 감사원 인선을 두고도 현 정부와 갈등을 겪었지만 회동이 훈훈하게 끝나고, 국무회의에서 집무실 이전비용(360억 원)도 의결되면서 신구권력 대립은 고비를 넘긴 모습이다.
지난달 3일 윤 당선인은 보수 정당 출신 대통령 중 처음으로 제주 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하면서 국민 통합에도 힘을 줬다. 하지만 여소야대 정국 속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해 협조가 필수적인 민주당과의 소통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윤 당선인은 국민의힘 의원들과 오찬을 하며 당과의 접점을 늘려갔지만 민주당 의원들과는 별다른 소통이 없었다. 또한 전국 민생 투어의 첫 행선지로 호남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결국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이 첫 방문지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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