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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키트로 직접 만드는 '유령총' 규제…"범죄자 선택지 박탈할 것"

지난해 유통된 유령총 2만 정으로 추정

'사각지대' 총기 부품에 일련번호 부여하고

구매자 신원 확인 후 판매 의무화하기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유령총’ 규제를 발표하며 유령총을 들어 보이고 있다. UPI연합뉴스




미국 내 총기 사망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른바 '유령총'(Ghost Gun) 제조와 판매를 금지하는 규제에 나섰다. 유령총은 사용자가 온라인 등에서 부품을 구매해 직접 조립하는 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에서 이같은 규제 방안을 발표하며 "이번 규제로 인해 제조업체들이 일련번호 없이 총기 제작 키트를 만드는 행위, 총기 판매업자가 신원조회 없이 유령총 키트를 판매하는 행위는 모두 불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키트를 이용해 제작된 유령총을 들어 보이며 "이 총들은 그동안 많은 범죄자들의 선택지가 되어 왔다. 우리는 그 선택을 박탈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령총은 사용자들이 부품을 구매해 직접 제조하는 총기이기 때문에 기성 총기와 달리 별도의 일련번호를 부여받지 않는다. 때문에 범죄에 사용됐을 때 사법당국이 피의자와 범죄 연루자 등을 추적하기 어렵다. 게다가 총기 부품은 별다른 규제를 받지 않아 가정폭력범, 정신질환자, 흉악 전과자, 어린이 등 총기 소지가 금지된 사람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번 규제는 이 같은 맹점을 보완하기 위해 총기 부품에도 일련번호를 부여하고, 허가를 받은 총기 거래상이 구매인의 신원을 확인한 후 키트를 판매하도록 했다. 또 유령총이 중고거래될 경우 재판매 이전에 일련번호를 부여받도록 의무화했다. 이미 유통되고 있는 유령총을 양성화하겠다는 취지다.

미국 연방 주류·담배·화기·폭발물단속국(ATF)은 지난해 미국에서 유통된 유령총이 약 2만 정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했다. 이는 2016년에 비해 10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미국에서 지난해 총기 공격으로 사망한 이들의 숫자는 자살을 제외했을 때 2만 명에 달한다. 이에 미국 내에선 유령총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로이터 통신은 "향후 몇 주간 총기 옹호자들의 반대 움직임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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