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통화정책도 미국의 돈줄 조이기에 역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한 지급준비율(RRR) 인하 등 중국 당국의 유동성 확대가 예고된 가운데 위안화 가치는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14일 중국 증권시보는 “3월 경제·금융지표상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15일이 정책을 확인할 창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15일 인민은행의 지준율 고시에서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셈이다. 이날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금리 인하 가능성도 점쳐진다. MLF 금리를 낮추면 은행의 부채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이는 사실상 20일 기준금리(대출우대금리·LPR) 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 지준율부터 MLF·LPR까지 사용할 수 있는 금리 카드를 모두 꺼내 들 가능성도 작지 않다는 관측이다.
당국 고위층의 발언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전날 리커창 총리는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적절한 시기에 지준율 인하를 포함한 통화정책 수단을 사용해 실물경제에 대한 금융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안팎의 14개 기관이 전망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평균 4.5%에 그칠 정도로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진 상황에서 당국이 경제 안정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다만 일본이나 다른 신흥국들과 달리 미중 금리 차 확대에 따른 위안화 가치 급락 우려는 크지 않아 보인다. 미즈호은행의 켄 쳉 외환전략가는 “중국과 미국 통화정책의 간극은 감당할 만한 정도”라며 “통제된 위안화 약세는 중국 경제에 실보다 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위안화 가치가 완만한 약세를 보이며 달러당 6.3~6.5위안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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