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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 선 '공동정부'

■ 단일화 43일만에 균열

安, 모든 일정 취소 '칩거'

尹 "특정인사 배제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권욱 기자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14일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칩거했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발표한 2차 내각 인선에서 소위 안 위원장의 측근들이 전원 배제되며 ‘공동정부’ 약속에 대한 우려가 나온 지 하루 만이다. 윤 당선인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공교롭게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 합당 안건도 미뤄졌다. 야권 후보 단일화 43일 만에 양측의 결합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서울 통의동 인수위에서 3차 내각 인선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어느 특정 인사를 배제하거나 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공동정부를 구성하기로 한 안 위원장이 추천한 인사를 일부러 기용하지 않았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는 “제가 (전날 안 위원장에게) 추천을 받았고 또 인선 과정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에 대해서도 설명을 드려 불쾌하거나 이런 건 전혀 없으신 걸로 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의 해명에도 안 위원장은 끝내 인수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안 위원장은 오전에 잡힌 소방 정책 현장 방문을 취소한 데 이어 왕성하게 주도하던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에도 처음으로 불참했다. 안 위원장은 공개 일정을 잡지 않고 사실상 칩거했다. 대신 내각 인선에 대한 성토는 측근들에게서 터져 나왔다. 안 위원장 측 인사는 “내 사람, 네 사람이 중요한 게 아니라 (확정된 인사 발표 등)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안 위원장의 침묵이 길어질 경우 윤 당선인의 리더십에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두 사람은 ‘국민통합정부’를 내세우며 3월 3일 야권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 하지만 대선 후 한 달여 만에 균열이 생겼고 진앙이 초대 내각 인사이기 때문이다.

내홍을 빨리 수습하지 못하면 공동정부를 내세운 양측이 새 정부 출범도 전에 분열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초대 내각을 책임진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도 수습에 나섰다. 한 후보자는 “앞으로 정부와 공공 부문의 주요 포스트를 선발하고 지명·천거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안 위원장과 공동 국정 정신을 기반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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