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진행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연설에서 우리 국회의원들의 참석률이 저조했던 것을 두고 우크라이나 의용병 부대에 입대한 한 한국인이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15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 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는 우크라이나 국토방위군 국제여단에 입대한 한국인 A씨의 글이 올라왔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국회 연설에 우리나라 국회의원 300명 중 50여명만 참여한 사실을 보고 한국인이란 것에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1일 국회 도서관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화상 연설이 있었다. 미국·영국·일본 등에서 열린 연설과 달리 기립박수는 한 차례도 없었고, 의원도 50여명만 참석해 좌석 상당수가 비어있는 모습이었다. 당시 국회의 모습이 담긴 사진은 러시아에서 '한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무관심하다'는 선전 소재로 활용되기도 했다.
A씨는 "자유세계 국가 중 어느 나라가 우크라이나에 이런 모욕을 줬느냐"며 "많은 국가의 정치인과 시민들이 당신들의 행동을 기억할 것"이라고 분노했다. 이어 "언젠가 대한민국이 침공당했을 때 당신들의 행동을 말하며 수많은 나라가 도움을 거부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수많은 나라에 도움을 받았던 나라가 적이 무섭고 경제가 악화할까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고 한반도에 묻힌 수많은 유엔군이 왜 이런 나라를 위해 싸웠는지 후회할 것 같다"고도 말했다. A씨는 "이 전쟁은 우크라이나만의 전쟁이 아니다"라며 "자유세계의 일원이자 지구촌의 일원으로서 권위주의 세계와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우크라이나 입국자들을 여권법 위반으로 처벌하겠다고 한 점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저를 처벌해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미워하거나 원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이 참상을 알고도 아무것도 못 하는 정치인들과 소극적인 정부의 한심함에 역겨움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한편 A씨는 지난달 27일 육대전을 통해 우크라이나 정부가 모집한 국제의용군에 자원한다고 밝히며 “신념에 따라 참전한 것이니 모욕하지 말라”고 전한 바 있다. 그는 당시에도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그저 관망만 했다면 그것이야말로 국제적인 수치가 아닐까 싶다"라며 "언젠가 그럴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되겠지만 중공과 북한이 우리나라를 공격할 때 우리가 의용군으로써 활동한 내용을 말하면 세계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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