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9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비공개 만찬을 진행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외교적 의미가 없는 단순한 만남”이라고 밝혔지만 이 자리에서 한미 관계 발전에 대한 여러 의견이 나왔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 대표는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와도 면담을 진행했는데 한미정상회담의 조기 개최를 상기하며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
20일 인수위 등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전날 저녁 정진석 국회부의장의 자택에서 김 대표,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과 만찬을 했다. 윤 당선인은 당초 차관보급인 김 대표의 예방을 받을 계획이 없었는데 정 부회장의 주선으로 ‘깜짝 만찬’이 이뤄졌다. 정 부의장과 김 대표는 어린 시절 서울에서 함께 자란 죽마고우이며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대선 공약이었던 ‘한미 포괄적 전략동맹 강화’의 필요성 등에 대한 의견을 표명했을 것으로 가능성이 높다. 김 대표는 북핵 문제 대응에 있어 한미 공조의 중요성 등을 강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만찬 회동이 단순한 자리로 외교적 의미가 없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 대표는 20일 박 후보자와도 만나 한미정상회담 조기 개최의 필요성과 대북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박진 의원실은 “박 후보자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한미정상회담을 조기에 개최할 예정임을 상기하면서 정부 출범 첫날부터 대북 정책 관련 한미 간 물 샐 틈 없는 공조가 이뤄지도록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지속해 나가자고 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에 공감하며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대북 정책 추진에 있어 윤석열 정부와의 긴밀한 공조에 높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대표가 윤 당선인과 박 후보자를 잇달아 만나 의견을 교환하면서 한미정상회담에 가속도가 붙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측은 다음 달 윤 당선인의 취임 이후 서울에서 한미정상회담을 치르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다음 달 20~21일이 유력한 가운데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일정에 따라 더 당겨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역대 한국 대통령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에 미국 대통령과 첫 대면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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