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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잘못 탔다가 실종된 5살, 43년만에 노모와 극적 상봉

입양기록조사·유전자검사 등 노력 끝에 친자 확인

경찰 도움으로 가족 찾아…코로나19로 2년 만에 귀국

43년 만에 가족과 상봉한 A씨가 18일 서울 도봉경찰서를 찾아 수사 담당자였던 윤 경위와 포옹을 하고 있다. 도봉경찰서 제공




5살에 버스를 잘못 타 가족과 헤어지고 해외에 입양까지 보내진 실종 여성이 43년만에 가족과 다시 만났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지난 19일 스웨덴에서 법의학 박사로 일하는 A(48)씨가 경찰의 도움으로 43년 만에 가족과 상봉했다고 밝혔다. A씨는 5세였던 1979년 4월 서울 노원구 상계동 부근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버스에 올라탄 뒤 실종됐다.

당시 A씨 가족들은 실종 신고를 하고 방송 출연까지 하며 A씨를 찾아다녔지만 해외로 입양을 간 A씨의 소식을 들을 수 없었다.

그러던 가족들은 최근 유전자 분석 기술이 발달해 장기 실종된 가족을 찾을 수 있다는 소식에 희망을 걸었다, 이들은 2018년 6월 서울 노원경찰서에 다시 실종신고를 접수했다.

지난해 2월까지 서울경찰청 장기실종수사팀에서 근무했던 도봉경찰서 소속 윤종천 경위는 2019년 7월 해당 사건을 이첩받았다.



윤 경위는 조사 끝에 국내 입양기관을 통해 A씨가 스웨덴으로 입양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스웨덴에 거주하는 A씨의 소재를 파악해 A씨와 A씨 어머니의 유전자 대조 분석까지 진행했다.

윤 경위는 "입양된 분 대다수는 자신이 버림받았다고 생각하시기 때문에 그런 의심을 불식시키는 데 있어 가족들의 힘이 컸다"며 "가족들이 A씨를 찾기 위해 나갔던 방송 자료와 만들었던 전단지를 보여주며 '널 버린 게 아니다'라고 설득했다"고 전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친자임을 확인받은 A씨는 2020년 1월 입국을 추진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입국이 어려워지면서 가족 간 만남은 이뤄지지 못했다.

A씨는 이후 2년간 가족들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다가 지난 4일 한국 땅을 밟았다.

지난 18일에는 서울 도봉경찰서를 찾아서 수사를 담당한 윤 경위와도 인사를 나눴다. A씨는 “영화에서 나올 만한 일이 내게 일어난 게 믿기지 않을 만큼 놀랍다”며 “이 만남을 현실로 만들어준 윤 경위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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