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의 4월 내 처리를 위해 자당 소속인 민형배 의원까지 탈당시키자 21일 민주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민 의원을 ‘무소속 위원’으로 안건조정위원회에 참여시켜 법안을 강행 처리하겠다는 전략이지만 당내에서 ‘편법’ ‘꼼수’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후폭풍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소영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당 소속 의원 171명 전원에게 보낸 서신에서 “이러한 법안 처리 방식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이 비대위원은 “민 의원이 법안 처리를 위해 탈당한다는 뉴스는 그 어떤 뉴스보다 당혹스러웠다”며 “입법자인 우리가 스스로 만든 국회법의 취지를 훼손하고 편법을 강행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비대위원은 민 의원의 탈당이 위성 정당 창당과 다를 바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과거 민주당과 가까운 의원들을 안건조정위원으로 임명해 본래의 취지와 달리 안조위가 운영된다는 비판은 있었다”며 “하지만 민주당 의원이 탈당을 하면서 숫자를 맞추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비대위원은 “위성 정당을 만들 때도 ‘떳떳한 일이 아니지만 저들이 먼저 해서 어쩔 수 없다’고 변명했었다”며 “그 일을 반성하며 대선에서 패배하고 정치 개혁을 선언하지 않았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는 결과이기 이전에 과정”이라며 “목적뿐 아니라 수단과 과정도 국민 앞에 떳떳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용진 의원 역시 쓴소리 대열에 합류했다. 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탐대실은 자승자박”이라며 “검찰 개혁을 향한 우리의 조급함이 너무나 우려스럽다”고 적었다. 그는 “정의당을 끌어들이려다 실패하더니 양향자 무소속 의원을 사보임하고 그마저 확실하지 않으니 민 의원을 탈당시키느냐”며 “검수완박에 동의하는 국민조차 민주당이 선을 넘었다고 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박 의원은 “규범을 버리면서 승리하려는 유혹에 굴복하는 순간 민주주의는 무너진다”며 “개혁의 기본 전제는 ‘국민적 공감대’라는 점을 잊지 말라”고 강조했다. 앞서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 역시 “(민 의원 탈당은) 정치를 희화화하고 소모품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라며 “정치를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검수완박 과속에 대한 우려는 소장파뿐 아니라 친이재명계에서도 나왔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성남시장 불출마를 선언하며 “민 의원의 탈당은 우리 당이 그동안 비판받아온 내로남불, 꼼수 정치의 모든 모습을 함축하는 부적절한 행위”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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