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에서 사재기로 폭리를 취하는 업자들이 늘어나고 중국 당국의 저품질 식료품 지원이 이뤄지는 등 부정부패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시민들은 "서민들이 고통받는 지금을 돈벌이 기회로 삼으려는 이들이 많다"고 토로했다.
상하이 공안당국은 지난 19일 사재기한 식료품을 고가에 판매, 폭리를 챙긴 판매업자 A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0일 온라인 쇼핑몰을 열어 출고가 20위안인 냉동 닭 한 마리를 300위안(약 5만7000원)에 팔아 10배 이상의 시세 차익을 챙기는 등 폭리를 취했다. 그는 열흘도 안 돼 175만 위안(약 3억3000만 원)의 매출액을 올렸는데 이렇게 취한 이익만 150만 위안(약 2억9000만 원)에 달했다.
지난달부터 식자재 가격이 급등하자 상하이 당국이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나 업자들의 폭리는 지속되고 있다. 식자재 한 꾸러미를 구매하는 데 1000위안(약 19만 원)이 훌쩍 넘는 것은 상하이에서 예삿일이 됐다.
이에 도시 봉쇄로 공급망이 무너져 발생한 수급 차질이 해소되지 않으면 폭리는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160억 위안(3조688억 원)의 자산을 보유해 '중국의 여성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투자가 쉬신의 단체 구매 요청 글도 화제를 모았다. 그는 지난 7일 주민 단체 대화방에 "라면과 우유를 단체 구매하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누리꾼들은 "갑부 쉬신조차 식료품을 구하지 못하니 우리 같은 서민들은 오죽하겠느냐"며 "돈이 있거나 없거나 모두 어려운 처지라는 사실이 그나마 위안거리"라고 상하이의 상황을 비판했다.
당국이 지원하는 식료품 품질 논란도 지속되고 있다. 웨이보 등 SNS에 "푸동신구에 보급된 정부 지원 식료품이 저질"이라는 글이 잇따라 순식간에 검색어 상위에 올랐다. 누리꾼들은 "지원 식료품을 먹었다가 배탈이 났다"거나 "치약과 비누, 빨래 세제의 품질이 조악해 쓸 수 없을 지경"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당국과 계약을 맺고 푸동신구에서 물자를 공급하는 업체들이 식품안전법을 위반해 처벌됐거나 행정 처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최근 민항구 메이룽진 주민들에게 보급된 냉동 돼지고기가 비계 함량이 너무 많은 저질로 밝혀져 납품업자 4명이 입건되기도 했다. 불량 물자를 공급하는 배경에는 업체와 관료들과의 검은 사슬이 존재할 것이라는 결탁 의혹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누리꾼들은 "물자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관료의 책임감이 부족한 것"이라며 "어쨌든 상하이의 생활물자 부족 상황을 널리 알릴 수 있게 됐으니 그들에게 감사한다"고 비꼬았다. 또 "상하이의 서민들이 고통받는 지금이 누군가에게는 가장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고, 앞다퉈 그 기회를 잡으려 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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