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곧 두달째에 접어드는 가운데 러시아군이 포위한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외곽에 수백개의 집단매장지가 형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인공위성 기업 막사테크놀로지는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중순까지의 위성사진을 검토한 결과 지난달 23~26일 사이에 집단매장지 형성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막사테크놀로지 측은 이 같은 집단매장지가 마리우폴에서 서쪽으로 20㎞ 떨어진 만후시 마을의 기존 공동묘지와 인접해 있다고 말했다.
NYT는 이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약 300개의 구덩이가 파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군은 이 마을을 장악한 지난 3월부터 약 2주에 걸쳐 매장을 위한 구덩이를 파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위성사진을 보면 지난달 19일 촬영된 사진에서는 구덩이가 확인되지 않지만 일주일 뒤인 26일 촬영된 사진에서는 수십개의 구덩이를 찾아볼 수 있다. 사흘 뒤인 30일 촬영된 사진과 이달 3일 촬영된 사진에서는 구덩이가 숫자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 한 눈에 발견된다.
마리우폴 시장의 보좌관인 표트르 안드리우슈첸코는 텔레그램을 통해 "사망한 마리우폴 주민들의 집단 매장지를 오랜 기간 수색해 확인한 결과, 이들을 만후시 마을에 집단 매장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마리우폴에서 사망한 민간인들을 위해 파놓은 것"이라며 "이는 만후시와 같은 작은 마을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집단 매장지가 각각 30미터에 달했다며 시체를 실은 트럭이 이를 갖다 버린다"며 "이는 전쟁범죄이자 이를 은폐하려는 시도에 대한 명백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안드리우슈첸코 보좌관은 마리우폴 시민들이 이 매장지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에서 강제로 징집한 시민들로 하여금 검은 백을 수거한 뒤 이들을 트럭에 태워 만후시로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징집된 이들 중 일부는 가방 안에 시신이 들어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가방 안을 살펴봤다며, 시신을 담은 가방 수천개가 이미 이 매장지로 옮겨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마리우폴의 바딤 보이첸코 시장도 "여성과 어린이, 노인 등 2만명 이상의 민간인이 적의 포격으로 거리에서 사망했다"며 "그리고 불행하게도 우리는 마리우폴 주민들의 시체가 거리에서 사라지기 시작한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마리우폴 시의회는 러시아군이 3000~9000명을 맨허쉬에 매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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