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가 코로나19 진단키트로 벌어들인 자금을 활용해 바이오업계 인수합병(M&A)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탈리아 체외진단 유통사 리랩까지 6개월새 남미, 유럽 에 기반을 둔 해외 체외진단기기업체 3곳을 인수했다. 향후 미국, 아프리카 등으로 유통망을 확장해 글로벌 톱3 현장체외진단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풍부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전환 이후 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이탈리아 체외진단 유통사 리랩(Relab S.r.l.)을 619억 원에 인수한다고 22일 공시했다. 리랩은 지난 2004년에 설립된 ISO 9001(국제표준화기구에서 제정·시행하는 품질경영시스템 국제규격) 인증을 받은 유통회사다. 다양한 체외 진단용 시약 및 기기를 이탈리아 전역에 공급하고 있다. 10여 년 동안 구축한 체계적인 시스템과 오랜 노하우를 통해 정확한 기술과 과학적 지원 서비스를 빠르게 제공한다는 강점을 갖췄다.
앞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 3월 독일 체외진단기기 유통기업 베스트비온 지분 100%를 162억 원 상당에 인수한 바 있다. 한달도 채 안 된 시점에 유럽 지역 체외진단기기 유통사 2곳을 사들인 셈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11월에도 브라질 지역 코로나19 진단 관련 매출 1위 기업인 에코디아그노스티카를 약 470억 원에 인수하며 남미 시장 공략의 거점을 마련했다.
같은 달 인도에 400억 원을 투자해 공장 증설도 진행 중이다. 그에 앞서 9월에는 380억 원을 들여 국내 혈당측정기 개발업체인 유엑스엔 지분 33.9%를 취득하면서 최대 주주에 올랐다. 6개월 남짓 되는 기간 동안 남미, 유럽 등 해외에 기반을 둔 대형 체외진단기기업체 3곳을 인수한 것이다. 국내 투자와 해외 생산설비 투자까지 고려하면 9개월새 총 1600억 원 상당을 외부 투자비용으로 지출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2조 9300억 원, 영업이익 1조 3640억 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 직후 진단키트를 개발해 해외에 수출하면서 실적이 크게 뛰었다. 그 결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셀트리온(068270) 등 국내 대표 바이오기업들을 제치고 제약바이오업계에서 가장 많은 연매출을 달성한 것이다.
다만 회사 입장에선 코로나19 유행 종식이 다가오면서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 시급한 상황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기존 진단기기 사업을 고도화하는 한편 신약개발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글로벌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중장기 성장 전략을 내세우고 적극적인 투자행보를 펼치고 있다.
이탈리아는 독일, 프랑스에 이어 유럽 체외진단시장에서 3번째 규모를 차지한다. 1시간 이내에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신속분자진단기기 ‘스탠다드 M10'이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국가기도 하다. 현재 이탈리아는 크루즈 선박 내 에스디바이오센서의 형광면역진단기기 ‘스탠다드 F2400’을 설치해 코로나19 감염자를 확인하고 있다. 추가적으로 신규 크루즈 선박 회사를 발굴해 M10 기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M10은 이탈리아 주 정부 입찰 또한 진행 중으로 이번 인수를 통해 더 적극적인 사업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는 “독일에 이은 이탈리아 유통사 M&A를 통해 유럽 지역에 빠르게 진출하여 유통망을 한 층 더 강화하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며,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과 아프리카 등 유통망을 지속적으로 확장하여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우수한 진단 기기와 시약을 전 세계에 더욱 원활히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 글로벌 Top 3 현장체외진단기업으로 도약할 에스디바이오센서의 모습을 함께 지켜봐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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