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을 고속으로 예인할 수 있는 수조와 첨단 성능검증 장비를 갖춘 중소형 고속선박 설계지원센터가 부산에 건립됐다. 기존에는 해외로 나가 실증 사업을 진행해야 했던 만큼 앞으로 국내 중소형 조선소의 경쟁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부산시는 5년간에 걸친 ‘중소형 고속선박 설계지원센터’ 건립 사업을 마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고 26일 밝혔다. 설계지원센터는 2018년도 산업부 ‘지역산업 거점기관 지원사업’ 선정에 따라 건립이 추진됐다. 부산시와 중소조선연구원이 국비 100억 원을 포함한 229억 원을 들여 강서구 국제물류산업단지 내에 구축했다.
센터는 1만 1458.9㎡의 부지에 지상 2층 건물과 시험동 등 연면적 6120.8㎡ 규모로 들어섰다. 선박의 운항 성능을 추정하기 위해 모형 시험을 실시할 수 있는 고속예인수조 설비 9종과 성능검증 장비 6종을 갖추고 있다. 특히 선박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설비인 고속예인수조가 구축됨에 따라 국내 유일의 380m급 실증시험이 가능해졌다.
고속예인수조는 실제 선박과 같은 형태로 축소된 모형 선박을 빠른 속도로 끌고 가면서 시험하는 시설이다. 물에 부딪히면서 발생하는 선박의 진동과 소음을 통해 엔진, 프로펠러, 선형 등 선박의 핵심 성능을 시험할 수 있다. 그간 국내에는 중소형 조선소가 이용할 수 있는 고속예인수조가 없어 해외에서 실증시험을 진행해야 했고 이로 인해 비용 부담은 물론 기술 유출의 문제를 안고 있었다.
부산시는 중소형 고속선박 설계지원센터 건립으로 국내 중소형 조선산업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산시의 한 관계자는 “일반 선박을 포함한 함정, 경비정, 해양조사선, 해양실습선 등의 특수선박은 물론 컨테이너선, 유조선, 벌크선, LNG·LPG운반선 등 중소형 상선의 선형과 엔진 설계의 핵심 기술개발을 적극 지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