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26일 공직사회의 성과주의 시스템 도입을 예고했다. 만연한 보신주의를 깨고 유능하고 적극적인 공무원을 대우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현장에서 뛰는 경찰·소방 공무원들이 대우받을 수 있게 인사 제도도 손질할 방침이다.
박순애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 위원은 이날 서울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공무원들의 복지부동 행태가 여전하고 핵심 인재 및 청년 공무원들의 공직 이탈 현상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른바 ‘접시 깨기 정책(접시 깨는 공무원 적극 보호 및 우대 정책)’을 추진해 적극 행정을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접시 깨기 정책’은 접시를 열심히 닦다가 깨뜨린 사람은 보호해주고 접시를 닦지 않아 먼지가 끼도록 두는 사람은 책임을 묻는다는 내용이다.
인수위는 일하는 공무원에 대한 우대를 확실히 하겠다면서 ‘사전 컨설팅 제도’와 ‘성과 마일리지제’ 등 유인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사전 컨설팅은 공무원이 적극 행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전에 감사원의 의견을 들으면 이후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면책하는 제도다. 성과 마일리제는 일상적인 업무 과정에서 즉각적인 보상을 주는 것으로 누적된 마일리지는 승진·성과급·국회교육훈련 등 인사 관리에 반영된다.
박 위원은 “성과를 창출한 공무원에게는 포상·특별승진·특별승급 등 과감한 인센티브를 줄 것”이라며 “속진임용제 등 능력 있는 공무원이 근무 기간이나 현재의 직급에 관계없이 상위 직급으로 승진할 수 있는 기회도 부여할 것”이라고 했다.
경찰·소방·군인·재난안전 분야의 현장 공무원들은 직무 몰입을 위해 처우를 개선한다. 특히 현장 직무를 기피하고 외근직 인사를 홀대하는 문화 개선을 위해 하위직급의 경찰·소방 공무원의 고위직 승진 기회의 문도 넓힐 계획이다. 경찰은 일반 출신 고위직 승진 대상자 인력풀 확보를 위해 복수직급제를 도입하고 소방의 경우 공채 입직 경로 다양화 등을 추진한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인수위와 내각 관료들은 공무원과 공공기관 다잡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서에서 “공공기관의 규모·인력·부채가 확대돼 비효율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효율성 제고와 자율·책임 경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과거 대통령들도 취임을 앞두고 ‘접시 깨기 정책’을 추진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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