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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앓았던 당신, 3개월 후부터 '이 증상' 잘 살펴라[코로나TMI]

명지병원 의료진, 코로나19 후유증 환자 1개월 치료 경험 분석

격리해제 3개월 이후 우울·불안·인지기능 저하 호소하는 환자 많아

27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한 옷가게에 놓인 마네킹 뒤로 마스크를 쓴 시민들. 연합뉴스




코로나19 감염으로 격리치료를 받고도 2~3개월 가량 기침 등 호흡기 증상과 소화기 이상, 만성피로 등의 후유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 그런데 격리해제 3개월 이후부터는 우울과 불안, 인지기능 저하를 호소하는 환자가 많아진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완치된지 6개월이 지나도록 후유증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었다.

명지병원은 지난 26일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주제로 개최한 코로나19 후유증 임상 심포지엄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명지병원은 지난 3월 21일부터 코로나19 후유증 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이달 11일까지 3주간 1077명에 달하는 환자들이 명지병원 코로나19 후유증 클리닉을 찾았다.

명지병원은 이날 심포지엄에서 1개월 넘게 코로나19 후유증 환자를 직접 치료해 온 임상의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유증 양상을 분석하고, 치료 가이드라인을 제안했다.

명지병원은 26일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는 주제로 코로나19 후유증 임상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사진 제공=명지병원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정영희 신경과 교수는 “고령인 경우 코로나19 감염 당시나 해제 후 2~3개월 이후까지도 섬망과 인지저하 증상이 나타난다”며 “젊은 층에서 주로 호소하는 집중이 어렵고 멍한 증상의 경우 우울, 불안, 피로 등과 연관이 있으므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를 겪은 뒤 변화가 느껴진다면 그냥 넘기기 보단,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장진구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후유증은 단순한 마음의 병이 아니라, 실제 뇌기능의 변화를 동반하는 정신건강질환”이라며 “인지기능 저하의 경우 고압 산소치료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완치 이후 각종 신체적 증상에 시달리는 환자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영은 신장내과 교수는 “후유증으로 신장기능이 급격히 감소되는 급성 신질환이 흔하다"며 "투석을 필요로 하는 중증 환자는 사망 위험도가 높다”고 소개했다. 또한 “코로나19 감염 후 급성 신질환이 발생했을 때는 퇴원 이후에도 사구체여과율이 저하되는 등 신기능이 떨어진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이재혁 심장내과 교수는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25%에서 심근손상이 보고됐다”며 “고혈압, 관상동맥질환, 심부전 등의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가 후유증으로 가슴통증을 호소하는 경우 심근염이나 심낭염, 관상동맥질환을 의심하고 반드시 심전도, 심초음파 등의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를 겪은 후 피로감이 부쩍 심해져 괴로운 경우에도 병원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한민정 가정의학과 교수는 “만성피로 후유증에 대해서는 운동치료를 위한 재활의학과 협진, 인지행동치료를 위한 정신건강의학과 협진, 고압 산소치료를 위한 독성클리닉 협진, 자율기능검사를 위한 신경과 협진, 심박변이 측정을 위한 심장내과 협진을 시행한다”며, “필수아미노산, 비타민, 항산화 성분 보충을 위해서 정맥 영양 치료도 시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코로나19 후유증은 특정 신체 부위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날 김계중 안과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 후유증 환자의 88.8%가 결막염 환자로 조사됐다. 안구 건조감과 통증, 눈곱 등이 주증상으로, 급성·아급성·만성 등 시기에 관계없이 안과적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위장관계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현진 소화기내과 교수는 “소화기내과를 방문한 환자들은 오심, 구토, 설사, 복통, 간수치 상승 등을 주요 후유증으로 호소했다"며 "대부분은 경미한 수준의 간수치 상승을 나타내지만 간염, 약제유발성간염, 기타 담관계 질환과 감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감각신경 손실로 이비인후과를 찾은 환자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된다. 송창은 이비인후과 교수에 따르면 후각 또는 미각 소실 증상에 의한 협진 의뢰가 많은데, 감기나 독감과 달리 코 막힘 없이 후각 소실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적이다. 송 교수는 “유전자 수준에서 후각신경 퇴화가 발생한 사례도 관찰됐다"며 "후각과 미각의 영구적인 장애로 남을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적극적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감염내과에서는 코로나19 후유증 발생이 지속적인 염증, 자가면역, 바이러스 지속성 등의 기전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기덕 감염내과 교수는 “성인의 경우 6개월 이상 중장기 예후로 폐기능 저하와 신경학적 이상, 전신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 기간 코로나19 후유증으로 병원을 찾은 소아청소년 환자들은 59명이었다. 김광남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3주간 진료한 코로나19 환자 59명은 전 연령층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며 "호흡기 질환을 비롯해 구토와 설사를 동반한 위장관질환, 두통, 경기 순으로 급성기 후유증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이날 심포지엄 총평을 맡은 최강원 감염내과 교수는 “한 가지 바이러스가 이렇게 다양한 질환에 영향을 주는 것은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이후 처음”이라며 “아직까지 후유증에 대한 통일된 진단기준이나 임상지침이 명확하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가 명명한 ‘롱코비드’라는 명칭에 대해서는 "코로나19 후유증이라는 용어가 더 적합하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명지병원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코로나19 후유증 임상 심포지엄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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