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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루 in JIFF] 프로그래머 연상호 감독 "내 영화에 영향 끼친 작품, 팬심으로 선정"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연상호 감독 기자회견


'현혜선의 시스루'를 연재하는 서울경제스타 현혜선 기자가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의 속살을 낱낱이 들여다 봅니다.


1일 오후 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부비전센터에서 진행된 제23회 전주국제영화게 'J 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 연상호' 기자회견에 이준동 집행위원장과 연상호 감독이 참석했다. / 사진=현혜선 기자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프로그래머로 선정된 연상호 감독이 프로그램을 구성한 이유를 밝혔다. 그의 작품 세계에 영향을 끼친 영화부터 의미 있는 영화까지 각양각색이다. 그는 다시 한번 작품을 살펴보면서 자신의 작품을 복기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1일 오후 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부비전센터에서는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J 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 연상호'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자리에는 이준동 집행위원장과 연상호 감독이 참석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프로그래머로 선정된 연 감독은 데이비드 린치 감독 '블루 벨벳',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큐어', 가타야마 신조 '실종'을 비롯해 자신의 장편영화 데뷔작인 '돼지의 왕'과 실사영화 데뷔작 '부산행'을 프로그래밍했다.

이 집행위원장은 연 감독을 올해의 프로그래머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설명이 따로 필요 없는 감독"이라며 "모든 영화제들은 정체성을 갖고 있는데, 전주국제영화제는 독립, 실험, 작가주의 영화의 정체성을 띠고 있다. 그런데 정체성을 고집하면 영화제가 자기 위안이나 만족이 되기 쉽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체성의 함정에 빠지는 거자. 그래서 매년 외부 프로그래머를 모시기로 마음먹었다"며 "연 감독은 '지옥', '부산행' 등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감독이다. 누구보다 당대 현실에 대해 깊은 고민을 가져온 감독이라 선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연 감독은 "이 집행위원장이 갑자기 연락해서 프로그래머를 제안하더라. '좋아하는 영화를 얘기하면, 영화관에서 틀어주는 거'라고 해서 솔깃했다"며 "내가 예전부터 좋아했던 영화인데, 미쳐 극장에서 놓친 작품을 시간이 지난 후에 보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대학교 때 좋은 영화를 보면 강남에서 마포까지 걸어가면서 친구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 이번 기회에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 집에 가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영화를 프로그래밍하자는 마음으로 작품을 뽑았다"고 말했다.

연 감독은 작품 선정 이유를 밝혔다. 그는 "데이비드 린치 감독을 데뷔작부터 좋아했다. 요즘 과거에 즐겁게 봤던 영화를 복기 차원에서 다시 보는데, '블루벨벳'이 생각나더라"며 "나에게 많은 영감을 준 작품이다. 요즘 세대는 모를 수 있어서 지금 관객이 보면 어떤 걸 느낄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때 바빠서 극장 갈 일이 없는데, 구로사와 감독의 작품은 꼭 영화관에서 챙겨볼 정도로 좋아한다. 오늘 만날 예정인데, 일본의 영화 상황이나 작업 환경, 앞으로 작품 계획을 공유하고 싶다"고 설렘을 표했다. 가타야마 신조 감독에 대해서는 "작품의 퀄리티와 연출에 반했다. 감독님의 전작을 보고 싶어서 SNS 팔로우를 했더니 링크를 보내주더라"며 "정말 재밌는 작품"이라고 칭찬했다.

자신의 작품 중 '돼지의 왕'과 '부산행'을 선정한 이유도 밝혔다. 연 감독은 "대표작으로 꼽을 수 있는 작품을 선택했다. '돼지의 왕'은 작년이 개봉한 지 10년 된 해"라며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돼지의 왕'을 보는 관객들은 실사화된 드라마가 익숙할 거다. 11년 전에 만든 애니메이션을 극장에서 보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행'은 워낙 대중적인 영화기도 하고, 명절 때마다 많이 하는 작품이다. 나온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EBS에서 하는 걸 보고 놀랐다"며 "두 작품이 내용과 서사의 결이 너무 달라서 한 사람 손에서 나온 거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다. 비교해서 보면 즐거울 것 같아서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연 감독은 프로그래머로서 전주국제영화제를 바라보며 축제 같다는 기분을 느꼈다고. 그는 "영화제에서 보기 힘든 작품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영화제는 대중적인 수단으로 평소에 보기 힘든 영화를 볼 수 있는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며 "그거 자체가 영화를 특별하게 즐기는 방식이며, 축제다. 작년 부산국제영화제는 코로나로 인해 특유의 축제 느낌을 못 받았는데, 전주에 오니 축제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 집행위원장은 "좌석이 50%만 차도 면피는 하겠다는 마음이었는데, 사실 50%도 안 차면 어쩌나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 고마울 정도로 관객이 많이 찾아주고 있다"며 "관객의 고마움을 느꼈다. 또 올해는 관객의 리액션이 커진 게 달라진 점"이라고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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