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명인들의 소셜미디어가 잇따라 삭제·차단되고 있다. 인터넷 콘텐츠에 대한 중국 당국의 규제가 강화된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의 류칭(사진) 사장은 지난달 30일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인 웨이보 계정을 비공개 전환했다. 류칭의 부친이자 레노보의 창립자인 류촨즈도 마찬가지다.
디디추싱은 중국 정부가 민감한 개인정보 유출을 이유로 뉴욕 증시 상장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음에도 지난해 6월 나스닥 상장을 감행했다.
상장을 통해 디디추싱이 조달한 자금은 약 44억달러(약 5조6000억원)에 달하며 이는 2014년 알리바바 그룹 이후 최대 규모의 미국 증시 기업공개(IPO)였다. 그러나 디디추싱은 상장 이틀 만에 중국 정부의 조사를 받았고, 디디추싱은 결국 지난 1월 나스닥 상장을 폐지하고 홍콩 증시에 다시 상장했으나 주가는 뚝 떨어졌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이에 그치지 않고 디디추싱에 신규 회원 모집 중단을 명령했고,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선 류칭 대표에 대한 반감이 급격히 확산됐었다.
이 같은 시점에서 류칭의 웨이보 비공개 전환은 중국 정부의 인터넷 콘텐츠 규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경제를 부정적으로 전망한 교통은행 계열 증권사 보콤 인터내셔널의 홍하오 리서치센터장의 위챗 메신저(중국판 카카오톡)와 웨이보의 계정도 지난달 30일부터 갑작스럽게 차단됐다. 그의 웨이보 계정은 30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위챗과 웨이보 측은 차단 이유를 즉각 밝히지 않았으나, 홍하오가 그동안 중국 경제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해온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한편 중국 부동산 재벌 완다그룹 왕젠린 회장의 외동아들로 유명 '셀럽'인 왕쓰충도 지난 달 팔로워 4000만 명에 이르는 웨이보 계정이 정지된 데 이어 지난주엔 계정이 삭제됐다. 그는 중국 당국이 코로나 치료제로 밀고 있는 중국 전통약품 '롄화칭원'의 약효와 상하이 방역 정책에 의문을 제기하는 글을 웨이보에 올렸다가 이 같은 제재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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