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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아마존 창고에서 두 번째 노조결성 실패…노조 확대 제동 걸리나

스태튼아일랜드 선거에서 반대 62%로 부결

아마존 반색…노조 측은 "조직화 이어갈 것"

아마존 창고 노동자들이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스태튼아일랜드에서 회사에 노조 결성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두 번째 물류창고 노조 결성이 무산됐다. 지난달 창사 이래 처음으로 노조 결성 투표가 통과된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 62%의 직원이 반대표를 던지며 아마존 내 노조 확대 움직임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노동관계위원회(NLRB)는 2일(현지시간) 뉴욕 스태튼아일랜드의 아마존 창고 LDJ5에서 치러진 노조 결성 투표가 반대 618표, 찬성 380표로 부결됐다고 밝혔다.

투표 결과 발표 이후 아마존은 성명을 내고 "LDJ5에 있는 우리 직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어 기쁘다"며 "계속해서 직원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며 일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반색했다. 반면 '아마존 노동조합'(ALU)을 대리해 온 세스 골드스타인 변호사는 "아마존을 상대로 이의를 제기할지 검토 중"이라며 "노조 조직화 노력은 LDJ5와 다른 창고들에서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ALU는 뉴욕 일대의 아마존 창고에서 노조 조직화 활동을 벌이는 단체다.

이번 투표는 '무노조 경영'을 고수해 온 아마존 내 노조 결성 활동의 향방을 가늠할 변곡점으로 평가돼 왔다. 앞서 지난달 스태튼아일랜드의 또 다른 물류창고 JFK8에서 아마존 창사 이후 처음으로 노조 설립 투표가 통과됐다. 이후 아마존이 NLRB에 이의를 제기해 현재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4월엔 앨라배마주 베서머 창고에서 첫 노조 설립 투표가 진행됐고 반대 71%로 부결됐지만, 사측이 투표를 방해했다는 의혹이 나와 3월 재투표를 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아마존은 이번 투표 국면에서도 직원들이 참석해야 하는 현장 회의를 개최해 직원들이 노조 결성 반대에 표를 던지도록 설득했다. 노조 설립 반대 선거운동을 지원하기 위해 민주당 여론조사원을 고용하기도 했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이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스태튼아일랜드에서 열린 아마존 창고 노동자들의 집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지난달 진행된 LDJ5 투표에는 미국의 진보 진영 대표 정치인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도 등장해 노조 설립에 힘을 보탰다. 샌더스 의원은 현장에서 "(투표는) 아마존 스태튼아일랜드 물류창고만의 투쟁이 아니다"라며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같은 억만장자가 갈수록 부유해질 때 노동자들은 점점 아프고 지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투표 결과가 반대 우위로 나오면서 아마존 내 노조 결성 활동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WSJ는 "충분히 많은 시설에서 노조를 결성하면 아마존의 급여, 수당, 근로 조건 정책을 변경하는 데 압박을 가할 수 있다"면서도 "노동 전문가들은 더 많은 지역을 통합해 노조를 결성하는 것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마존 창고가 수천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데다가, 상대적으로 이직률이 높아 직원을 조직화하는 것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아마존은 현재 미국에 1000개가 넘는 창고를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LDJ5에서 근무하는 직원 킴리 토레스는 WSJ에 "노조 결성 추진이 아마존에 경종을 울렸을 지는 몰라도 이 곳에서 직원들이 받는 급여와 복리후생은 합리적인 편"이라며 "이 시설에서 노조는 굳이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반면 또 다른 LDJ5 직원 데렉 황은 "인플레이션이 가파른 만큼 노조가 결성돼 더 높은 급여를 (사측에) 요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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