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 매킬로이(33·북아일랜드)의 웨지를 특히 눈여겨봐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홈페이지가 꼽은 이번 주 대회 관전 포인트다.
이번 주 PGA 투어 대회는 5일(현지 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TPC 포토맥 앳 아버넬 팜(파70)에서 열리는 웰스 파고 챔피언십(총상금 900만 달러)이다. 매킬로이가 2010년, 2015년, 그리고 지난해 우승한 대회다. 2010년 이 대회에서의 PGA 투어 첫 우승을 시작으로 지난해 10월 더 CJ컵까지 통산 20승을 쌓았다.
매킬로이는 당연히 올해 대회 우승 1순위를 다툰다. 웨지 샷이 잘 통해야 대회 2연패이자 네 번째 우승이 가능하다고 PGA 투어 측은 내다봤다. 그동안은 클러치 퍼트가 약하다는 얘기가 많았는데 PGA 투어 측은 웨지를 주목했다.
올 시즌 6개 대회만 출전하고도 시즌 누적 페덱스컵 포인트에서 11위를 달리는 매킬로이는 다 좋은데 50~125야드 거리가 약하다. 핀까지 이 정도 거리를 남긴 페어웨이에서 웨지 샷을 하면 홀까지 평균 7.3m를 남겼다. 투어 전체 평균이 5.7m라는 점에서 실망스러운 수치다. 이 거리에서 전체 평균 타수가 0.16언더파인데 매킬로이는 0.08오버파다. 거의 0.25타를 손해 본다는 얘기다.
매킬로이가 50~125야드 거리에서 얻은 총 타수는 3오버파다. 125~250야드에서 적은 23언더파와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거리가 멀수록 더 잘 쳤고 가까운 어프로치 샷은 상대적으로 불안했다. 짧은 어프로치 샷에 원래 약했던 것은 아니다. 2017~2018시즌 매킬로이의 50~125야드 샷 정확도는 투어 톱 10 수준이었다.
반드시 50~125야드 샷을 잘해야만 우승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매킬로이의 기록을 돌아보면 이 거리 샷의 정확도가 생각보다 중요하다. PGA 투어가 샷 통계 시스템인 샷 링크를 가동한 이후 매킬로이는 15승을 올렸는데 이중 12승은 50~125야드 샷을 평균 6m 안쪽에 붙인 대회에서 나왔다. 50~125야드 샷을 세 차례 이상 시도한 라운드가 총 225회인데 그중 65%는 6m 안쪽에 떨어뜨렸고 35%는 6m 안에 들여보내지 못했다. 전자의 경우 평균 타수가 69.16타였던 반면 후자는 70.25타로 나타났다. 1타 이상 차이다. 짧은 거리 웨지 샷 정확도가 스코어와 직결됐다는 뜻이다.
매킬로이는 지난달 마스터스 준우승 이후 첫 출전이다. 마지막 72번째 홀에서 환상적인 벙커 샷 버디로 기립 박수를 유도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렇게 큰 함성은 처음 들어봤다”고 했다. 그날 이글 1개, 버디 6개로 8언더파 64타의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 최소타 타이 기록을 세웠다.
이번 주 대회장은 매킬로이에게 익숙한 퀘일 할로 클럽이 아닌 TPC 포토맥이지만(올해 프레지던츠컵이 퀘일 할로에서 열리는 관계로 코스를 옮겼다.) 매킬로이는 마스터스 뒤 첫 출전 대회에서 늘 잘했다. 2010년부터 12개 대회 중 10개 대회에서 톱 10에 들었다. 그중 세 번은 웰스 파고 2회 우승과 2015년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매치플레이 우승이었다.
메이저 통산 4승에 ‘제5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트로피, 페덱스컵 두 차례 챔피언을 차지한 매킬로이지만 마지막 메이저 우승이 8년 전일 만큼 메이저 갈증이 심하다. 이번 주 웰스 파고에서 치를 시험은 오는 19일 시작될 메이저 PGA 챔피언십 사냥을 위한 중요한 가늠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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