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국민의힘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조속한 인준에 협조하라며 더불어민주당을 압박했다. 자녀 의대 편입학 특혜 의혹이 제기된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냉담한 여론’과 ‘추가 낙마에 따른 국정 동력 상실’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 당 내에서 정 후보자에 대한 자진 사퇴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한 후보자의 인준과 정 후보자의 거취가 연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호영 보건복지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한 것을 거론하며 “도 넘은 갑질”이라며 “처음부터 낙마라는 답을 정해 놓고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집단 퇴장하는 건 책임 방기이자 퇴행적 정치 행태”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계속 새 정부 발목잡기로 일관한다면 민심의 거센 역풍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은 2~3일 열린 한 총리 후보자 인사 청문회에서 큰 흠결이 발견되지 않았던 만큼 총리 인준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민주당에 촉구했다.
김형동 국민의힘 수석 대변인은 이날 라디오(MBC)에서 “이틀간 청문회에서 한 후보가 도덕적으로나 실정법상 위반이 있었는지를 보면 그렇지 않았고 한방이란 게 없었다”며 “윤석열 정부가 국무위원을 갖추고 민생에 전념할 수 있도록 민주당도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정 후보자에 대한 기류는 다르다. 전일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 사퇴한 상황에서 낙오자가 추가로 나오면 방어 저지선이 무너지면서 새 정부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렇다고 민심을 뒤로 하고 임명을 강행하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가 부담이다.
이날 당내 내부에서는 정 후보자에 대한 사퇴 요구가 잇따랐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라디오(CBS)에 출연해 자녀 의대 편입학 의혹에 대해 “이해충돌이자 이해 상충이다. 공직을 수행하기에 결격 사유”라며 “경북대병원장을 할 때 불공정 제도를 자기가 만들었는데 여기에 대한 아무 반성이 없고, 나는 '특혜도 없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저희는 조국의 그림자도 밟으면 안된다”며 “정 후보자는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당선인 측은 여론 추이를 더 지켜보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측 관계자는 “정 후보자의 경우는 청문회에서의 해명을 여론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하루 이틀 더 지켜보며 판단하자는 분위기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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