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공항과 경제자유구역이 있는 인천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창조형 도시’입니다. 인천의 르네상스 시대를 다시 열겠습니다.”
유정복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는 5일 인천 주안동 선거사무실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한국 근대 산업화의 출발지였던 인천이 침체 상태에 있다며 성장 궤도로 끌어올릴 청사진을 밝히는 데 주력했다.
중국을 바라보는 인천의 지정학적 이점에서 성장 실마리를 찾으면서 도심 불균형 문제도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 인천시장에 도전하는 유 후보가 지방선거에서 승리한다면 민선 6기에 이은 8기 재선 시장이 된다.
유 후보는 뉴홍콩시티를 건설해 인천을 서울 다음의 제2도시로의 도약에 불을 지피겠다고 약속했다. 국가보안법 시행으로 다국적 기업의 홍콩 탈출이 이어지고 있는 지금이 홍콩의 금융·물류 허브 기능을 인천에 유치할 수 있는 적기라고 했다. 그는 “중국과의 패권 다툼 속에 미국은 제2의 홍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영종도과 강화군을 중심으로 뉴홍콩시티가 건설될 것”이라고 말했다.
표심을 공략할 1호 공약도 인천 전성기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다. 항만 기능 재편으로 위기에 봉착한 내항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고 관광·레저 등을 즐길 수 있는 ‘항구도시’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다만 인천의 미래에 날개를 달 대표적인 사업으로 꼽혔던 ‘한중 해저터널 구축’에는 신중한 태도였다. 그는 “한중 해저터널은 중앙정부와의 공감대, 양국 지도자 간 합의 도출 과정이 필요한 일”이라며 “당선되면 반드시 추진할 테지만 (임기 내 완수를 뜻하는) 공약으로 넣을지는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번듯한 외형 성장만큼이나 균형 발전도 강조했다. 경제자유구역 지정, 인천지하철 2호선 개통 등으로 인천은 꾸준히 발전했지만 수혜가 송도·청라 신도시에 쏠리면서 원도심은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유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3대(지역·계층·세대) 균형 발전 프로젝트를 제시한 이유다. 유 후보는 “원도심이 앓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시민이 행복한 도시가 될 수 없다”며 “경인전철·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 인천도시철도 3호선 순환 철도 추진으로 지역 간 격차를 줄일 것”이라고 소개했다.
유 후보는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4년 만에 다시 맞붙는다. 2014년부터 4년간 민선 6기 시장을 지낸 유 후보는 2018년 선거에서는 박 후보에게 패배했다.
유 후보는 박 후보의 임기를 “잃어버린 4년”이라고 규정하면서 ‘2무 1불(무책임·무능·불통) 시장’이라고 직격했다. 특히 인천발 KTX 개통,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문제를 거론하면서 대립각을 세웠다.
유 후보는 “2014년 선거에서 1호 공약으로 추진한 인천발 KTX 건설을 박남춘 당시 당선인 인수위가 돌연 연기했다. ‘유정복 지우기’에 나섰던 것”이라며 “4자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매립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섰지만 이후 박 후보가 합의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유 후보는 자신의 무기는 “한마디로 일솜씨”라며 굵직한 성과를 내세웠다. 그는 “취임 당시 인천은 하루 이자만도 12억 원에 달하는 빚더미 상태였지만 임기 중 부채 3조 7000억 원을 갚았다. 유정복이 만들어온 길을 봐 달라”면서 아울러 “윤석열 정부의 안정적 국정 운영을 지지할 수 있는 후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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