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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한잔도 '제로 웨이스트'…"토닉워터도 직접 만들죠" [지구용 리포트]

■MZ세대 홀린 '지속 가능한 바텐딩'

바텐더들이 농장·시장서 재료 직접 공수

포장 등 쓰레기 최소화하고 탄소배출 줄여

남는 재료는 푸드 업사이클링 메뉴로 개발

박지수 제스트 대표 바텐더가 매장에서 쓰는 토닉워터를 직접 만들고 있다. 박민주 기자




칵테일 한 잔을 만드는 데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발생할까. 진토닉을 예로 들어보자. 위스키 병과 토닉워터 캔, 장식하고 남은 레몬, 얼음을 담았던 비닐까지. 당장 떠오르는 것만 해도 한가득이다. 하지만 그동안 바텐딩 업계에서는 보기 좋은 떡에 집중했다. 맛과 재료의 질, 이를 위해서라면 한 조각만 쓰고 남은 레몬 과육을 버리는 것에 개의치 않았다. 그러나 젊은 바텐더들은 이 쓰레기 더미를 더 이상 못 본 척하지 않기로 했다. 비닐 포장을 줄이기 위해 직접 농장을 찾아 재료를 공수하고 남는 재료는 다른 음식으로 재탄생시킨다. 이른바 ‘지속 가능한 바텐딩’을 펼쳐가자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 고객들이 응답하기 시작했다.

바텐딩 경력 9년 차인 박지수 제스트 대표는 해외 바텐더들과 교류하면서 지속 가능한 바텐딩에 관심을 갖게 됐다. 박 대표는 “단순히 쓰레기를 줄이는 것은 물론이고 배송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지역 내에서 재료를 공수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우리나라 바텐딩 문화도 달라져야 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또래 바텐더들과 의기투합해 지난해 ‘제로 웨이스트’를 콘셉트로 한 칵테일 바를 열었다.

이곳에서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바텐더들이 허브를 비롯한 칵테일 재료를 직접 공수하고 토닉워터도 만들어 쓰고 있다. 박 대표는 “허브는 종류가 많으니까 소량씩 주문할 수밖에 없는데 택배로 받으면 포장 쓰레기가 허브보다 더 많이 나온다”며 “다회용 통을 들고 직접 농장에 가서 쓸 만큼만 따 온다”고 말했다. 토닉워터는 대용량 탄산가스를 구입해 수시로 만들어 쓰고 있다. 그는 “주말 기준으로 일반 바에서 토닉워터 60캔 정도를 쓴다”며 “매주 발생하는 캔 쓰레기만 줄여도 환경보호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번거로워도 만드는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JW메리어트호텔 바텐더 출신인 서정현 장생건강원 대표는 지역 상생을 통해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데 앞장서고 있다. 강남 영동시장에 자리한 이 칵테일 바는 재료의 90% 이상을 영동시장 내에서 구입하고 있다. 서 대표는 “걸어서 열 발자국 내에서 대부분의 재료를 공수하고 있다”며 “탄소 배출을 감축하는 것은 물론 더욱 신선한 재료를 얻을 수 있는 점도 이득”이라고 전했다.



장생건강원은 MZ세대 소비자의 취향을 저격하는 화려한 푸드 업사이클링 메뉴로도 유명하다. 시그니처 메뉴인 ‘삼계탕 칵테일’의 경우 시장에 있는 금강유통에서 닭을 공수해 삼계탕을 끓인다. 우려낸 육수는 칵테일의 코디얼로 사용하고 닭은 라면에 넣어 안주로 만든다. 과일도 껍질과 과육을 전부 활용할 수 있게 메뉴를 구성한다. 서 대표는 “이미 오염된 환경을 고칠 수는 없지만 다음 세대를 위해 최대한 망가뜨리지 않는 바텐딩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스트 바의 대표 메뉴 ‘Z&T 시즈널 진토닉(왼쪽)’과 ‘제주 갈리발디’. 박민주 기자


장생건강원 바의 대표 메뉴 ‘삼계탕 칵테일’.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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